[한국정경신문=김미라 기자] 경희학원이 ‘미원평화상’ 첫 수상자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미원평화상은 유엔 세계평화의 날 제정을 제안한 설립자 미원 조영식 박사의 뜻을 계승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43회 세계평화의 날(PBF) 기념식에서 첫 수상 기관으로 영국의 비영리 단체 ‘디 엘더스’가 선정됐다.

경희학원이 ‘미원평화상’ 첫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료=경희학원)

디 엘더스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창립한 세계 원로 지도자들의 독립 단체다. 갈등 중재와 평화 구축, 인권 수호 등의 활동을 통해 전 지구적 정의 실현을 위해 힘써 왔다.

이날 기념사에서 경희대학교이사장 조인원 박사는 “기후 위기, 핵전쟁 위협, 환경 파괴 등으로 인류는 실존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정치와 민심의 바탕인 시민의식에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전일의 관점에서 의식과 실천의 지구적 지평을 여는 것이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한 지상명령”이라며 실천적 평화 의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경희학원은 이날 기념식을 통해 미원평화상 제정 경과를 설명하고, 기념 영상 상영, 수상자 발표 및 감사패 수여 등의 순서로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PBF의 주제는 ‘인류의 미래, 지구 행성의 미래 – 희망의 활로를 찾아서’로, 9월 20일부터 26일까지를 ‘세계평화주간’으로 지정해 석학, 시민사회, 청년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다채로운 평화 행사를 이어간다.

미원평화상 선정위원회 위원장인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지구사회는 기후 변화, 핵 위협, 협력 정치의 실종 등 중층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조영식 박사는 우주 원리에 따라 지구 공동체의 조화와 평화를 위해 헌신해왔다. 미원평화상은 이러한 철학을 계승해 인류의 공존과 희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세계평화의 날과 해는 1981년 유엔 총회에서 공식 제정되었다. 이는 경희대이사장직을 역임한 고(故) 조영식 박사가 제안한 것으로 이후 동서 진영 간 냉전 해소에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 바 있다.

이번 미원평화상은 그러한 역사적 정신을 오늘날의 위기 속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경희학원은 향후 매년 지속적인 시상과 평화 담론 확산을 통해 글로벌 평화 실천에 앞장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