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두산그룹이 인공지능(AI)을 실물 하드웨어에 접목한 '피지컬 AI' 시장 선점에 본격 나섰다.

두산은 13일 그룹 지주부문에 피지컬 AI 혁신을 담당하는 'PAI Lab'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열린 산학협력 협약식에서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왼쪽)과 제임스 랜데이 스탠포드 대학 HAI 연구소 공동연구소장(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자료=두산)

이번에 신설된 PAI Lab은 로봇, 건설기계, 발전기기 등 두산의 주력 사업 분야 하드웨어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핵심 조직이다. 이 조직은 장기 로드맵 수립과 선행 기술개발,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 및 투자를 주도할 예정이다.

피지컬 AI는 인간 수준의 의사결정 능력을 갖춘 AI가 실제 기계나 로봇에 적용돼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행동하는 기술이다. 일반 AI와 달리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전문 지식과 현장 경험이 필수적이다.

두산은 이미 보유한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피지컬 AI를 통해 단순 반복작업 보조장비에서 비정형 작업 환경에 대응하는 지능형 로봇으로 진화를 꾀한다.

두산밥캣은 자율주행을 넘어 기계가 스스로 작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자율작업 모델을,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 기기들이 상호작용하며 에너지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두산은 이러한 피지컬 AI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Human-Centered AI 연구소(HAI)와 산학 협력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두산은 HAI와 산학협력을 맺은 글로벌 기업 중 최초의 산업재 기업으로 협력연구와 인적교류를 통해 기술 협력을 진행한다.

또한 두산은 AI 관련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협력 및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PAI Lab은 로보틱스, 제어, 센서 융합, 시뮬레이션 등 피지컬 AI 핵심 영역의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 지원한다.

두산 관계자는 "PAI Lab을 이끌 글로벌 AI 학계·업계의 구루급 인재 영입을 계획 중"이라며 "각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과 포트폴리오 확장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