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자리 오아시스' VS 공기업 '바늘구멍도 막힐 판'..삼성·LG 상반기 줄채용

일상회복에 '인재 확보' 사활..삼성·LG 등 신규 채용↑
코로나19 영향·인건비 부담 등..공기업 채용 절반↓
취준생 "작년 가장 어려웠던 점은 채용기회 축소"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3.18 12:39 의견 0
올 상반기 대기업과 공기업의 채용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대기업과 공기업이 일자리를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대기업들이 그간 코로나19로 멈췄던 공개채용을 '확대채용'으로 보답하는 반면 공기업들은 코로나 이후 신규 채용 인원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들은 올해 상반기 3급(대졸)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를 받고 있다.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정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은 오는 21일까지 서류를 접수하고 5월 중 필기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한다고도 밝혔다.

LG그룹 역시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상반기 신입 채용문을 연 것은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계열사 조직별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이후 처음이다. LG는 올해부터 3년간 3만여명을 고용하는 등 이전보다 채용을 한층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다양한 사업 부문별로 신입 채용문을 열어놨다. 현대차그룹도 향후 3년간 3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터미날, 포스코케미칼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들도 상반기 신입 채용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그룹 또한 3년간 일자리 2만5000개를 만들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세자릿수 채용을 목표로 지난 2월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SK그룹은 연간 6000여명 수준으로 잡았던 신규 채용 규모를 9000여명으로 확대해 3년간 2만7000여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의 채용 시장이 올 들어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도 희망이 생길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로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퍼지면서 기업들도 계속해서 너도나도 인재 확보를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청년들의 또 다른 '신의 직장'인 공기업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과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기업(시장형, 준시장형) 35곳의 지난해 일반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은 5917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1만1238명)보다 47.3% 줄어든 수치다. 또 조사대상 중 65.7%(23곳)에서 신규 채용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신규채용을 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철도공사도 일반정규직 신규채용 인원이 2019년 대비 절반가량 쪼그라들었다.

이들 공기업은 코로나가 확산하기 전까지는 매년 신규채용을 늘려왔다. 기획재정부 집계에 따르면 2015년 5826명이었던 공기업 채용 실적은 2016년(5991명)부터 2017(6807명), 2018(9075명)으로 해마다 확대됐다.

앞서 한국전력 및 한국수력원자력 등 39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은 올해 3200여명 규모의 신규채용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도 이들 공기업은 2068명을 신규 채용해 같은 해 목표(5141명)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채용 목표치를 한층 낮게 잡은 만큼 목표 달성이 보다 수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취준생들도 얼어붙은 공기업 채용시장을 체감하고 있고 지난해 취업 준비에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도 코로나에 따른 채용기회 축소를 가리켰다"며 "삼성을 제외한 대기업들은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이후 올 들어 신입사원을 수혈하면서 신입과 경력 가릴 것 없이 우수한 인재를 모시려는 경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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