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교동 한화솔루션 사옥. (자료=한화솔루션)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부진을 딛고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과 대중국 관세 정책이 한화솔루션의 실적 반등을 이끌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 美 '솔라허브'로 태양광 사업 재도약 노려

한화솔루션은 2024년 연간 30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2575억원, 케미칼 부문에서 1213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과 석유화학 업계의 장기 불황이 주요 원인이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 조짐이 나타났다. 4분기 매출 4조6429억원, 영업이익 1070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개발자산 매각과 EPC 사업 성과에 힘입어 60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허브'의 일부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올해는 솔라허브 완공 후 대량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약 2조9000억원(23억 달러)을 투자해 잉곳&웨이퍼/셀/모듈 각 3.3GW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중 고율 관세, 한화솔루션에 'unexpected 호재'

최근 미국 상무부가 동남아 4개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패널에 대해 최대 271.2%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선 이를 한화솔루션에게 예상치 못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 생산·매출의 약 90%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미국 태양광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미국의 태양광 수입량은 2023년 1분기~2024년 3분기 평균 14.8GW로, 수요 약 10GW를 상회했다. 관세 예비판정 이후 수입량은 2024년 4분기 7.7GW 수준으로 감소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내 중국 모듈 업체에 IRA 보조금 지급을 원천봉쇄할 공산이 있다"며 "한화솔루션처럼 미국에 밸류체인을 가진 기업에는 기회가 찾아오는 셈"이라고 내다봤다.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도 한화솔루션의 수익성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5551억원의 IRA 세액공제 혜택이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여기더해 지난 2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현지 재생에너지 사업에 제공하는 보조금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태양광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에 의한 폴리콘실리콘 원가 상승이 꼭 긍정적인 것은 아니나, 주요 전방인 미국내 수급 개선도 함께 진행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화솔루션의 미국 시장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한 한화솔루션은 중국 업체들과 달리 관세 부담 없이 현지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이점을 갖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가격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중국산 제품이 저가로 미국 시장에 유입되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정책으로 인해 중국 업체들이 더 이상 비정상적인 저가 전략을 구사할 수 없게 되었다"며 "이제 미국 시장에서 정상적인 가격이 형성되어 한화솔루션과 같은 현지 생산 기업들이 적정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