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편입에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요구한 내부통제 개선과 재무구조 안정화라는 과제 해결이 향후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우리금융과 다자보험간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약 8개월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로 2019년 금융지주 출범 이후 최대 숙원이던 보험 포트폴리오 공백을 해소했다. 보험사 인수로 그간 은행에 의존했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은행·카드·자산운용·증권 등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졌다.
다만 이번 인수는 ‘내부통제 개선’과 ‘재무구조 안정화’라는 중대한 과제도 남겼다. 금융당국이 자회사 편입 부대조건으로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 이행을 요구하면서다. 우리금융은 이행 실태를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이 이를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한다.
이는 우리금융이 지난 3월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된 것과 연관이 있다. 당시 금감원은 등급 하향 원인으로 내부통제 실패와 리스크 관리 부실 등을 들었다.
우리금융은 승인조건인 내부통제 개선 및 자본관리 계획 등 이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은 금감원에서 통보 받은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 총 21건 중 17건에 대해서는 이행을 완료했다.
현재 추가 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지주회사 자기자본비율 관리 강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 ▲자회사 M&A 추진 관련 내부통제 강화 ▲자회사 충당금 산출시 미래경기전망 반영 방법론 개선 등 4가지다. 이 4건은 주로 시스템 및 모형 개발 등 시일이 소요되는 과제다.
우리금융은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행을 완료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그룹의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우리금융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자본 건전성 유지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부담이다. 우리금융은 2027년 말까지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보험사 인수에 따른 자본비율 추가 하락 가능성이 우려된다. 보험사 인수 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CET1 비율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CET1 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1.96%으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2%에 미달했지만 올 1분기말 기준 12.42%로 끌어올린 상태다. 자산 리밸런싱 등 RWA 통제를 통해 자본 여력을 확보한 결과다.
우리금융은 염가매수차익 등 회계요인과 보험사 자본관리 강화,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보험사 인수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폭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 대상 보험사의 순자산 공정가치가 실제 인수가격보다 높을 때 발생하는 회계상 이익이다. 우리금융이 두 보험사의 순자산(약 2조원)을 실제 매입가보다 저렴한 1조5500억원에 인수하면서 약 4000억~6000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본 비율 영향은 현재 인수 시점이나 자산 부채 평가를 거친 뒤에 최종 확정이 된다”면서 “양사 자본 비율을 보수적으로 관리해 지주나 그룹 차원의 자본 비율 추가 부담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룹 자회사로서의 시스템 전반을 정비하고 시너지 창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ABL생명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성장하는 보험사로 업그레이드하겠다”며 “새로운 보험회계기준 환경에 맞춰 기존의 외형성장, 당기손익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내실성장, 미래가치 확보 건전한 자본관리를 중심으로 경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