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입성 어렵네"..현대오일뱅크, 역대급 실적에도 '상장 예비심사' 느린 걸음
상장 예비심사 승인 느릿..사실상 '미승인' 해석도
거래소 심사 '깐깐'..'투자자보호·증시침체' 등 영향
작년 영업익 1.1조 '사상 최대 '.."IPO 기대감 높지만"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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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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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IPO 삼수생' 현대오일뱅크가 깐깐해진 한국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고 올 상반기 '증시 입성' 계획을 무리없이 달성할 지 주목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NH투자증권 주관으로 지난해 12월 13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한 후 아직 심사 승인을 받지 못했다. 거래소가 상장 심사 접수로부터 45영업일 내 심사 결과를 통보하도록 하는 규정을 둔 만큼 사실상 '미승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시장에서는 거래소가 연말 실적을 꼼꼼히 검토하는 데다 증시 침체 및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로 회사의 방향성과 가치를 판단하는 데 이전보다 더욱 엄격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서만 한국의약연구소, 파인메딕스, 미코세라믹스, 퓨처메디신 등 4곳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하는 등 지난해와 비교해 IPO 시장이 눈에 띄게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심사를 마무리하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등을 거쳐 올 상반기 중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전문가들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후 몸값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특히 2012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IPO 출사표'인 만큼 업계의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쪼그라든 경기가 나아지면서 늘어난 석유 수요로 호실적을 거머쥔 점도 성공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20조6065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 1조1424억원으로 조 단위 흑자를 맛봤다. 지난 2020년 6000억원 가량에 이르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실적 고공상승으로 IPO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커진 상황에서 하루빨리 상장을 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거래소의 깐깐해진 심사 과정으로 일정이 예상보다 더욱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 거래소는 가치 고평가 논란과 상장 이후 주가 하락 등 시장 상황의 변동성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최근 투자자 보호 기조를 강화하고 가치가 높은 기업에 평가 잣대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면서 "현재 정해진 영업일 내에 심사를 마치는 사례도 덩달아 줄어들었고 워낙 증시나 주식 상황이 안좋다보니 상장 시기 조율을 고려하는 업체도 늘어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상장 여부를 떠나 신사업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켜보는 상태"라며 "블루수소와 화이트바이오 및 친환경 소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과 더불어 신사업 분야 또한 잘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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