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흑호의 해'가 밝아오고 현대오일뱅크의 '범띠 수장' 주영민 대표의 IPO(기업공개) 도전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올해 정유업황 호조에 힘입어 수익 안정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증시 입성 기회까지 잡아낼지 주목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1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올 상반기 중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계획 중이다.
예비심사가 통상 영업일 기준 45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 1분기 중 상장이 마무리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현대오일뱅크의 몸값은 약 10조원으로 공모를 통해 2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국제 유가 하락과 아람코 투자 유치 등 경영환경 악화로 IPO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셨다. 이에 새롭게 등장한 수장인 주 대표의 활약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주 대표는 1962년생 호랑이띠 경영자로 지난해 11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강달호 부회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현대오일뱅크에서 생산기획·수급전략 등 업무를 거쳐 지난 2018년 11월부터 원유수입 및 제품수출을 담당하는 글로벌본부장을 맡아왔다. 정유생산에 더해 다양한 수입·수출 업무까지 두루 경험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특히 IPO로 마련할 2조원 상당의 자금을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 대표의 친환경 미래사업 전개도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대규모 친환경 석유화학 사업인 'HPC 프로젝트'는 시운전을 마치고 조만간 상업생산을 기다리고 있다. HPC이 본격 가동되면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폴리에틸렌 85만톤과 폴리프로필렌 50만톤을 생산하게 된다.
또 친환경 사업의 일환인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전국 180개 수소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처럼 공격적인 신사업 행보에 시장 안팎에서도 현대오일뱅크의 미래 성장성을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지난달에는 미국 빅데이터 분석 유니콘기업인 팔란티어로부터 240억 규모 지분 투자를 받았다. 데이터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동맹 관계를 구축한 만큼 현대오일뱅크의 신사업 및 성장 가치는 날로 높아질 것이란 평이다.
기업 가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실적 역시 안개가 걷히고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석유 수요 회복으로 지난해 1~3분기 영업익 85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5147억원 손실에서 대규모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도 유가 상승 영향에 따른 업황 호조로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도 영업손실(6000억원) 규모를 크게 만회하는 수치다.
이같은 호전망이 속속 제시되는 가운데 범띠의 해를 맞은 주 대표의 지휘력이 얼마나 빛을 발할지 날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블루수소와 화이트바이오 및 친환경 소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상장 여부를 떠나서도 관련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영민 사장의 경우 내부에서도 직원들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알려졌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현대오일뱅크의 여러 사업들도 직원들과 함께 잘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호랑이띠 기업가'에 대해 "경영학 관점에서 호랑이 같은 특성을 지닌 인재는 열정과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기회를 잘 포착해 높은 목표 달성을 이뤄내는 경우에 속한다"며 "기회가 찾아왔을 때 어떤 전략으로 성과를 이끌어낼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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