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은행의 배달대행 앱 ‘땡겨요’가 서울시와 공공배달서비스 상생협약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땡겨요의 공공 성격을 강화하고 상생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와 신한은행의 공공배달 서비스 ‘서울배달+땡겨요’ 상생협약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 공공배달 서비스 시범 자치구인 강남·관악·영등포구에서 10% 페이백(환급) 프로모션이 시행되면서다.

지난달 28일 서울시가 ‘서울배달+땡겨요’ 시범 자치구인 강남·관악·영등포구를 대상으로 ‘10% 페이백 프로모션을 시행했다. (자료=서울시)

땡겨요 앱에서 해당 자치구에서 발행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주문하면 결제 금액의 10%를 배달전용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지역사랑상품권 자체 할인 발행 혜택(5~15%)과 땡겨요 포인트 적립(5%)을 더하면 최대 30% 수준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앞서 지난 3월 18일 서울시와 시범자치구, 신한은행, 12개 소상공인 단체는 서울배달+땡겨요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 체결을 맺은 바 있다. 서울시는 공공배달 서비스 활성화 계획 수립과 홍보 등 행정적 지원을 담당하고 신한은행은 낮은 배달 중개수수료와 쿠폰 지원금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서울시와 신한은행은 시범자치구에서 성공사례를 도출해 서울 전역으로 상생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땡겨요가 서울시 공공배달 서비스의 중심축이 된 것은 지난 2월 ‘서울배달플러스’의 민간 운영사로 단독 선정되면서다. 서울시는 그간 땡겨요를 포함해 5개 배달앱을 공동 운영사로 선정해 왔다. 올해는 땡겨요 한 곳에 행정·마케팅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을 짰다.

특히 땡겨요는 심사위원회에서 낮은 중개수수료(2%)와 신한은행 금융 서비스, 미정산·정산 지연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당일 정산 시스템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배민 등 거대 민간 플랫폼의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서울시의 의지와 상생금융을 추구하는 신한은행의 철학이 맞닿은 결과다.

땡겨요는 출범 초기부터 소상공인 친화적 정책을 내세워 기존 배달앱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입점 업체에 2%의 낮은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타 배달앱의 평균 수수료(6~1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정산주기를 단축하고 입점업체 대상 저리대출 등 금융상품과 연계한 혜택을 제공하며 플랫폼과 금융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은 확인됐다. 지난달 시행된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에서 예금토큰 결제 3건 중 1건이 신한은행 땡겨요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주요 7개 은행에서 예금토큰으로 전환 후 지정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 땡겨요로 결제가 몰렸다.

금융과 디지털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땡겨요는 은행이 운영하는 플랫폼으로서 결제와 금융 서비스의 연계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상생금융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 낮은 수수료 체계로는 단기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상공인과의 관계 구축 및 금융 서비스 연계를 통한 생태계 확장에 중점을 뒀다.

그룹차원에서도 땡겨요를 상생금융 확장의 한축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참여한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현장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에게 적극적인 금융지원 뿐 아니라 ‘신한 SOHO사관학교’ 및 ‘땡겨요’와 같은 비금융서비스 지원도 연계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