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NH농협은행이 인공지능(AI)·대체불가능토큰(NFT)·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을 누구보다 발빠르게 도입해 혁신금융 서비스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농업에 특화된 특수은행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농협은행이 디지털 전환에서는 오히려 시중은행에 한 발 앞서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전날 수원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삼성디지털시티지점’ 개점식을 개최했다.
삼성디지털시티는 삼성전자의 본사가 위치해 있고 디지털·모바일 연구소가 밀집해 있어 ‘삼성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번에 개점한 삼성디지털시티지점은 농협은행과 삼성전자의 디지털 기술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농협은행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디지털금융 혁신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 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 혁신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디지털시티지점이 양사 협력의 첫 결실인 셈이다.
권준학 은행장은 “삼성디지털시티지점 개점은 미래를 선도하는 고객 중심 ‘초 혁신 디지털 뱅크’ 초석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 미래를 선도할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디지털금융 혁신을 추진 중인 농협은행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것은 AI은행원이다. 농협은행은 AI은행원에 ‘정이든’, ‘이로운’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번을 부여해 정규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타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AI은행원 두 직원을 DT전략부 디지털R&D센터 소속으로 배치해 AI 신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겼다. 단순히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일반 행원처럼 직무를 부여해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AI은행원 도입을 위해 지난 2019년 일찌감치 ‘인공지능 은행원을 통한 금융상품 예약․상담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청했다. 시중은행 중 AI은행원 관련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이를 통해 별도 마케팅 정보 제공 동의가 필요없는 예적금·신용카드 뿐만 아니라 소비자 동의가 필요한 보험상품 정보 제공도 가능하다. AI은행원을 통해 소비자의 소비·투자 패턴을 분석해 은행·신용카드·보험상품을 아우르는 개인 맞춤형 상담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지주사인 농협금융 측은 AI은행원이 전국 방방곡곡 고객들과 연결된 농협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혁신금융 서비스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도래할 디지털시대에도 소외되는 지역과 계층이 없도록 현실세계와 디지털세계, MZ세대를 아울러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협동조합 금융기관인 농협에 주어진 과제라 생각한다”며 “AI은행원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인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NH독도버스’도 농협의 특색을 살린 디지털전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독도버스는 사용자가 독도 주민증을 발급받아 땅을 구입해 집과 건물도 지을 수 있고 낚시와 농사 등 미션을 통해 보상을 얻는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이다. 서비스 출시 전 사전 가입자가 6만명이 넘는 등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독도버스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핀테크기업 핑거에 따르면 독도버스에서는 NFT인 독도버스전용 재화가 사용된다. 농협은행은 플랫폼내 유통되는 전용 재화를 기반으로 독도버스안에서 금융기관 역할뿐만 아니라 NH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할 예정이다.
권 행장은 “농협은행은 농업인·국민과 함께 성장해온 든든한 민족은행으로서 독도의 민족적 가치를 되새기고 메타버스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문기업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NH독도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MZ세대는 물론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금융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