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은행·보험사, 석유·천연가스에 19조원 투자.."2050 탄소중립 어려워"

이정화 기자 승인 2021.10.06 09:51 의견 0
최근 10년간 국내은행 및 보험사의 석유·천연가스 투자 현황 [자료=민형배의원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가 석유와 천년가스에 투자한 금액이 1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의 석유·천연가스 투자액은 19조2909억원으로 조사됐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12조79억원, 보험사가 7조2830억원을 기록했다.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금융사들이 잇따라 탈석탄금융 선언을 이어가는 가운데 석유와 천연가스가 석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민 의원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석탄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중 석유에 따른 것이 33.8%, 가스에 따른 것이 20.6%로 절반 가량이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나오고 있다.

석탄 산업에 대한 금융투자 수요는 크게 줄었지만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기후위기 위험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아 금융사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사별로 보면 은행의 경우 농협은행이 4조4729억원으로 석유·천연가스 투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 2조1142억원 ▲하나은행 1조9689억원 ▲국민은행 1조5992억원 순이었다.

보험사의 경우 ▲삼성생명 1조3906억원 ▲교보생명 9807억원 ▲현대해상 6097억원 순으로 투자 규모가 컸다.

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은행은 전체 12조79억원 중 63%(7조6189억원)를 천연가스에 투자했고 34%(4조1577억원)를 석유에 쏟았다. 보험사의 경우 전체 7조2830억원 중 77%(5조6135억원)를 천연가스에, 15%(1조1189억원)를 석유에 투자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은행은 ▲발전부문(24%) ▲조선(21%) ▲파이프라인 사업(17%) 순으로 투자했다. 보험사는 ▲발전부문(42%) ▲파이프라인 부문(30%) ▲조선(18%) 순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석탄은 시민사회의 지적으로 시장에서 많이 퇴출됐지만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세계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의 온실효과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이 또한 석탄과 같이 좌초자산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사들이 탈석탄금융선언을 넘어 탈석유천연가스 선언을 미리 준비하고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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