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제가 1년 먼저 태어났다면. 공연이 1년 후에 올라갔다면. 모리츠를 만나지 못했을 테니까요. 마지막 기회였고 운명이라고 생각했어요.”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대한 김현진의 첫 기억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기였던 배우 송상은의 공연을 보기 위해. 군대 휴가를 일부러 맞췄고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렇게 향한 공연의 첫 인상은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작품”이었다.
“저의 부족함이라 생각해요. 여러모로 어렸던 거 같아요. 공연을 감상하는 방식에도 저 스스로 한계가 있었던 것도 같고요. 가슴으로 극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놀라고 나온 기억이 더 커요.(웃음) 하지만 확실한 건 새롭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내가 모르고 지나가는 것들이 많아 더 알고 싶다는 느낌도 많았어요.”
이번 ‘스프링 어웨이크닝’ 오디션에는 1990년생까지 라는 조건이 붙었다. 따라서 김현진은 오디션 소식을 들었을 때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느낌을 받았다.
“공연이 올라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오디션 지원에 대한 권유를 받았어요. 공개 오디션이었고 실력 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았죠. 오디션 보고 나와서 동료들이랑 “우리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이야기를 했어요.(웃음) 같은 배우로서 봤을 때도 좋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초연과 재연 당시에도 신예 배우를 대거 등용해 새로운 뮤지컬 바람을 불고 온 작품이다. 이번 공연 또한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가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공개 오디션을 통해 150:1의 경쟁을 뚫고 노래와 춤, 연기까지 실력과 매력이 넘치는 신예들이 선발됐다.
“아직은 많이 배울 게 많은.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이 많은 사람”이라 말하는 김현진이 경력으로는 고참에 속한다. 어린 에너지들과 호흡하는 건 또 어떤 매력이 있을까. 김현진은 함께 하는 배우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타팅 지점에 서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친구들은 보면 짧지만 나름 열심히 걸어왔던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7년 전 데뷔했을 때 저런 에너지가 있었나 싶죠. 후배들이고 동생들이지만 동시에 좋은 선생님이고 동료들이에요. 연습 때도 “너네 정말 잘한다”라고 자주 말했는데 진짜 진심이었거든요. 놀라움의 연속이었어요. 좋은 에너지를 주는 멀티비타민 같은 친구들이에요. 제가 어렸을 때 저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준 선배님들, 형들, 누나들 생각도 많이 나요.”
성(性)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방황 그리고 욕망, 이를 억압하려는 기성세대와의 충돌이 무대를 채운다.
김현진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속 모든 캐릭터에 공감이 간다고 밝혔다. 동료 배우들과 연습하면서도 꾸준히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각자 다 다른 이름으로 연기를 하지만 그 고민을 결국 하나로 모이는 것 같아. 그게 성장이지 않을까”라는 물음이었다는 것.
김현진은 “결국 한 인간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해요. 인사이드 아웃처럼 우리 안에 슬픔이. 분노가. 기쁨이 있는 것처럼 이 공연의 모든 아이들이 다 우리 안에 있는 거죠. 그래서 다른 배우의 연기를 마주하고 있을 때도 그저 단순한 연기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드라마에 좀 더 공감하고자 해요. 그게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이라도 정확하게 담아내는 길이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김현진은 “희생을 딛고 일어서는 사랑. 그 사랑을 기억하는 한 아이들은 자신들이 분노했던 어른들을 닮아가지 않으리라 확신하다”고 전했다.
때로는 잃어버리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면서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고. 나의 다른 모습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삶이겠지만. 그 안에서 희생과 사라짐을 기억할 줄 아는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또 나아가 불필요한 희생과 사라짐 자체가 없어지도록 누군가를 지켜줄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한다.
“제 방에 박제된 파란 나비가 있거든요. 저는 저에게도 이 작품이 그렇게 남았으면 해요. 고통스럽지만 기억해야 하고 마주해야 하는 이야기. 그런 기억을 통해 오늘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①] ‘스프링 어웨이크닝’ 김현진 "모두 성장 통을 겪고 있지 않나요"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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