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사진=이디야커피)

[한국정경신문=정창규 기자] 이디야커피 본사가 대한항공 오너가의 조현아·조현민 자매가 운영 중인 이디야 매장 2곳에 대해 가맹계약을 해지했다.

3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갑질’ 논란에 휩싸인 한진그룹의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점주로 있는 인천인하대병원점과 소공점에 대해 가맹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두사람은 그동안 이디야커피를 운영해 왔다. 언니인 조현아 전 사장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한진빌딩 입구 옆의 소공점을 2002년부터 맡아왔고, 동생 조현민 전 전무는 인하대병원 1층의 인천인하대병원점을 2003년부터 운영했다. 한진그룹안팎에서는 이들이 단순히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기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사회 여론압박에 내심 고민하고 있는 눈치였다. 이는 지난 2014년 땅콩회항 때도 마찮가지였다.

특히 매출 규모가 전국 최상위권인 소공점은 한진빌딩 입구를 가건물 형태로 개조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의혹들에 이디야커피 측이 본사 타격을 막기 위해 대표가 직접 해명하며 가맹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이디야커피는 홈페이지에 문창기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입장문을 통해 문 대표는 “한진그룹 일가인 조현아, 조현민이 점주로 있던 매장들로 인하여 이디야커피 브랜드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운을 뗀 뒤 “이디야 커피를 사랑해주시는 고객과 전국에 계신 2200여 매장의 가맹점주에게 또 다른 오해와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계약 해지를 통보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이디야커피가 한진그룹 계열사거나 자회사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디야커피의 지분은 대표이사인 문창기 회장(67%), 김선우 상임고문(25%) 기타(8%)로 구성돼 조현아·현민은 물론 한진그룹과는 지분을 포함한 일체의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문제가 된 두 매장이 이디야커피 브랜드를 훼손하고 전국 2200여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어 지난 2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내달 30일까지 매장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문 대표는 “이번 결정으로 한진그룹과 관련한 더 이상의 논란이 일지 않기를 바라며 향후에도 본 건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경우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2년 말 기준으로 625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던 이디야커피는 2010~2012년 매장수 1위가 아니였음에도 ‘국내 매장수 1위의 커피 전문 브랜드’라고 알렸다. 또 객관적 근거 없이 순이익이 매출액의 35%를 차지한다고 광고했다. 이때문에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짓·과장 광고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현재는 매장수 1위로 지난 2001년 3월 중앙대점 오픈 이후 17년만에 전국 가맹점 2500호점을 열었다.

또 작년 12월 이디야커피의 ‘주식시장 상장’ 소식은 업계의 화젯거리였으나 최저임금 등으로 인해 점주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상장계획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