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가 연초부터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가 연초부터 인수·합병(M&A)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웰빙은 지난주 보툴리눔 톡신 등 개발 기업 이니바이오를 인수했다. 인수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필러 등 에스테틱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항암면역치료제 개발 기업 박셀바이오는 지난달 신약 개발기업 에이엘바이오텍(ALB)을 인수·합병했다.
양사가 보유한 신약 기술을 융합해 항암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박셀바이오는 전했다.
HLB생명과학도 같은 달 초탄성 니티놀 소재 전문 제조기업 티니코를 인수했다. 니티놀은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 의료기기 소재로 적합한 소재다. HLB생명과학은 니티놀 등을 활용해 기존 주사기 등을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 사업을 척추삽입 임플란트 등 정형외과 의료용 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M&A는 수년간 활성화돼 왔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등에 따르면 2023년 제약·생명과학·헬스케어 등 헬스케어 산업 내 M&A 거래 금액 및 건수는 각각 약 18조4000억원, 2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각각 75%, 9%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이후 거래액 2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M&A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규모 확대를 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를 5500억원을 들여 인수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함께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조성해 해외 유망 바이오 기업에 적극 투자하며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기존 전문의약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해 M&A를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전문 경영이 아닌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해외에서처럼 대형 '빅딜'로 연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약 개발 및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M&A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