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수출 기업들이 미중 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올해 공급망 조달 여건이 작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연합뉴스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트럼프 2기, 미국과 중국의 수출통제에 따른 우리 기업의 공급망 리스크 인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수출 기업의 53.4%가 트럼프 2기 이후 글로벌 공급망 조달 여건이 작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2기 미중 수출통제에 따른 공급망 위기 인식 (자료=한국무협협회)

기업들은 중국보다 미국발 리스크를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기업의 79.6%는 미국의 무역 제재에 따른 공급망 위기를 ‘심각하다’고 답한 반면 중국의 원자재 수출통제로 인한 위기에 대해서는 42.4%만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등 무역 제재와 관련해 공급망 피해가 있거나 예상된다고 응답한 수출 기업은 83.1%에 달했다.

공급망 여건 악화 전망 비율은 중견기업(55.1%)과 중소기업(53.5%)이 대기업(36.8%)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가구 및 인테리어(76.9%), 섬유 및 의류(65.4%), 이차전지(63.9%) 등의 우려가 컸다.

기업들은 제품 생산비용 증가(45.6%)와 중국 외 대체 공급업체 확보 필요성(28.1%)을 주요 우려사항으로 꼽았다. 그러나 절반 이상(51.8%)은 공급망 위기에 대한 대응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 지원책 활용률은 17%에 그쳤다. 미활용 이유로는 ‘지원책에 대한 정보 부족’(48.2%)과 ‘필요한 지원책 부재’(28.7%)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 ‘금융지원 확대’(60.0%)와 ‘수급처 다변화 지원’(42.3%)을 가장 많이 요구했다.

진실 무협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이후 미중 갈등 격화로 국내 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수급 단절 우려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가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하고 미중 충돌에 대비한 가이드라인, 보상 체계 마련 등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