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자료=한미사이언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송영숙 회장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26일 한미사이언스는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임 부회장,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 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시켰다.
송 회장은 이번 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사임 의사를 알리는 입장문을 전달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에 더 이상 분쟁은 없다”며 “선진적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담겼다.
송 회장 사임으로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직은 김재교 부회장이 맡는다. 김 부회장은 유한양행에서 전략기획부문장(전무) 등을 역임하고 이달 초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입사했다. 심병화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돼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앞서 송 회장을 비롯해 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 등 4자 연합은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과 경영권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지만 관련 주주들과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으며 지분 과반을 확보했다.
이후 임종훈 이사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물러났고 송영숙 회장이 다시 지주사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4자 연합은 앞서 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번 주주총회에서 송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을 시작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4자 연합은 이사회를 열고 경영을 맡을 전문경영인을 발빠르게 선임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주주들은 이들을 지원하고 견제하는 선진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재표 신임 대표는 “한미약품그룹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경영 등 여러 체제를 안정화해 이와 관련된 우려를 불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故임성기 회장의 도전과 혁신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및 R&D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한미약품도 제15지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통과시켰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사장은 주총 자리에서 “어수선했던 작년 한 해이지만 주주님들의 성원과 관심으로 잘 헤쳐 나왔다”며 “주주님들께서 저희들에게 당부하셨던 수많은 조언과 제안들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며 2025년을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역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이사회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정관 변경 안건 통과로 한미약품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외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 ESG위원회, 기타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위원회 등이 설립될 수 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의 여러 이슈들을 극복하고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한다”며 “성과 기반의 혁신을 통해 고객 및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