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글로벌 석유화학산업 침체와 최근 정전 사고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이완섭 서산시장이 11일 대산단지를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 시장은 이날 계룡시에서 열린 충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 "대산석유화학단지는 국내 석유화학 생산능력 2위로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급 과잉과 원자재 가격 불안정, 탄소중립 정책 강화 등으로 위기가 심각하다"며 공동 건의문을 제안했다.
최근 대산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정전 사고로 공장 가동이 최대 2주간 중단되며 수십억 원대 손실을 입었다. 정전 원인은 전력망 문제로 추정된다.
두 회사는 설비 복구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 중이다.
정전 사고는 기업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사고 당시 공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와 악취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건강 피해를 우려하며 큰 불안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검은 연기와 냄새로 창문을 닫고 집 안에 머물러야 했다"며 "사고 발생 시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이 없어 더욱 불안했다"고 말했다.
특히,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 주민은 "대산단지에서 몇 년 간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산단지가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으로 지정되면 정부의 금융 및 세제 지원, 고용 안정화, 산업 구조 고도화 등 다양한 지원책이 가능해진다.
이완섭 시장은 "석유화학산업의 위기는 국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대산단지 내 주요 기업들은 정전 사고 이후 설비 복구에 나섰다.
LG화학은 10일 전면 가동을 재개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일 복구를 완료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속에서 석유화학 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