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미김 수출액은 6억3000만달러(약 9100억원)에 달한다. 조미김의 연평균 수출액 성장률은 11.3%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김이 K푸드의 주역으로 주목받으며 수출효자로 등극했다. 연평균 수출액 성장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10년간 K-푸드 수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조미김 수출액은 6억3000만달러(약 9100억원)에 달한다. 조미김의 연평균 수출액 성장률은 11.3%다.

김은 수산물 중 수출 1위 품목이다. 지난달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 수출액은 지난해 수산식품 수출액 30억3000만달러(4조3000억원) 중 약 3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9억9700만달러어치(1조4000억원) 팔렸다. 2위인 참치(5억9000만달러), 3위인 고등어(90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한국 김은 지난해 세계 김 시장에서 점유율 73%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쟁국인 중국(24%), 일본(2%) 등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수출국도 2010년 60개국에서 지난해 기준 124개국으로 늘었다.

한국 등 동북아 국가들은 김을 익숙한 식사 반찬으로 생각하지만 해외에선 다소 생소한 음식이었다. 하지만 김이 혈당 조절, 항암 효과 등에 도움된다는 사실이 주목받으면서 건강한 간식으로 해외에 알려지게 됐다.

이에 CJ제일제당, 대상 등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짭짤한 맛의 조미김뿐 아니라 칠리맛, 비비큐맛, 고추냉이맛 등 현지 맞춤형 소스를 버무린 김스낵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김 수출액 증가에는 김밥 등 김 가공식품의 인기도 큰 역할을 했다. 2023년 8월 한국 음식을 리뷰하는 틱톡커 '세라 안'이 어머니와 함께 한국 김밥을 시식하는 영상이 조회수 1000만 이상을 넘기며 화제가 된 덕분에 미국에서 냉동김밥 품절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영상에서 세라 안은 미국 식료품 체인점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에서 판매하는 냉동김밥을 먹는 방법을 소개했다.

당시 미 NBC 방송은 트레이더 조스 관계자를 인용해 "K팝과 K드라마 열풍이 불면서 (김밥 등 K푸드에 대한) 문화적 노출이 매우 컸다"며 "트레이더 조스 직원들도 냉동김밥의 블록버스터급 인기에 매우 놀랐다. 냉동김밥이 전국적으로 매진되면서 미국인들은 H마트 등 한인 마트를 찾기 시작했다. 품절 대란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김밥 등이 포함된 쌀가공식품의 지난해 수출액은 대폭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쌀 가공식품의 지난 한 해 수출액은 2억9920만달러로 전년(2억1700만달러)보다 38%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수출액이 51.0%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