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어 신세계免도 비상경영..면세업계, 삼중고에 줄줄이 적자 행진

면세점 빅4, 3분기 모두 적자..2022년 4분기 이후 처음
신세계면세점 비상경영 선포..희망퇴직 진행
공항 임대료 증가에 특허수수료 중단까지 ‘삼중고’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1.15 11:30 의견 0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주요 면세점 기업들이 올 3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면세업계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면세점 빅4의 실적도 곤두박질 쳤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주요 면세점 기업들이 올 3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 3분기 면세점 3분기 영업손실은 460억원으로 지난 3분기 영업손실 98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호텔신라는 면세점 부진으로 3분기 13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신라면세점의 영업손실은 387억원으로 전년동기 163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적자 폭이 늘어났다.

신세계디에프도 같은 기간 1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현대면세점 영업손실도 80억원에 달한다.

면세업계는 코로나 펜데믹 시기부터 꾸준히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좀처럼 실적 회복을 이뤄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형 면세점 4사가 모두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중국 따이공과 유커들의 방문이 90% 이상 줄면서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의 개별여행객들은 늘었지만 면세 구매는 물론 발길도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높은 환율로 인해 내국인들도 면세점 방문을 꺼려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9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수는 146만43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3.4% 증가했다. 코로나 펜데믹 이전인 2019년 9월보다도 0.3% 많다. 하지만 매출은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10% 줄었다.

이에 업계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최근 신세계면세점도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비상경영에 동참한다. 업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영TF까지 신설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는 15일부터 2주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5년 이상 근속한 전 사원이 대상이다.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5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게 24개월치,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게는 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

신세계디에프 측은 “인천공항 임대료 증가와 중국 소비 침체, 원달러 환율 격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면세점 측은 희망퇴직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알렸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비상경영이 업계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면세업계는 업황 부진에 코로나 발생 이후 한시적으로 제공되던 정부 차원의 특허수수료 감경 혜택 올해부터 중단되면서 설상가상에 놓였다. 정부는 면세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이에 정부는 특허수수료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의 면세점 임대료 산정 방식 변경도 면세업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7월 인천공항은 면세점 임대료를 여객수 연동제로 변경했다. 운행 여객기 수가 늘어나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 관광객들이 늘어나자 그만큼 임대료를 더 받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여행객들의 면세점 발길이 끊어지면서 수익은 줄고 임대료만 더 내는 상황이 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으로 여행객들의 발길도 끊어졌고 인천공항 임대료 증가와 특허수수료 감경 혜택 중단이 더해지면서 업계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렇다고 과도한 위약금을 물며 인천공항 면세를 철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취약한 매출 구조에 따른 과도한 송객 수수료 문제와 매출액 기반 특허수수료 부과 체계로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면세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업계가 힘을 합쳐 제도적 해법을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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