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흑자에도 웃지 못한 저축은행업계..연체율 상승에 구조조정 시작되나
3분기 258억원 깜짝 순익 달성..6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
부동산 경기 침체에 덩달아 오른 연체율..회원사 절반 가량 두 자릿수 기록
적기시정조치 준비하는 금융당국..중앙회는 경영·리스크 관리 지원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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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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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기조를 마치고 6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이라는 깜짝 성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여파로 두 자릿수 연체율을 기록한 회사도 대폭 증가해 금융당국이 구조조정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합산 25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적자 전환된 이래 6분기 연속 적자를 유지하다가 분기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은 3636억원 순손실로 확인됐다. 3분기 흑자를 달성했어도 2분기까지 총 389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영향으로 평가된다.
저축은행업계가 깜짝 흑자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3분기 전입액 발생 규모가 감소한 효과가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저축은행 업계는 작년 4분기 1조2000억원을 시작으로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조2000억원, 1조1000억원의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그 결과 3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는 6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충당금 적립 규모가 감소해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연체율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0.44%포인트 감소했던 연체율은 3분기 8.73%를 기록해 0.37%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3개월 이상 연체돼 부실채권으로 평가받는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은 전 분기 대비 0.37%포인트 하락한 11.16%로 확인됐다.
업계 종합으로 본다면 아직 한 자릿수 대 연체율을 유지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감소하는 흐름이 이어졌지만 개별 회사의 상황은 다르다. 79개 저축은행 중 45.6%인 36곳의 연체율이 10%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4개 회사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무려 20%를 넘겼다.
업계에서 연체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안국저축은행으로 19.3%를 기록했다. 이어 ▲유니온 16.3% ▲스카이 15.8% ▲라온 15.8% ▲드림 15.2% 순으로 연체율이 높았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솔브레인이 36.9%로 24.8%인 안국과 12.1%포인트 차이 났으며 이어 대아와 상상인은 각각 22.6%, 22.2%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 악화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부실 부동산 PF 정리가 더디게 진행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며 발생한 풍선효과와 거래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지속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의 건전성 개선이 좀처럼 지연되자 금융감독원은 이달 저축은행 2곳에 대한 적기시정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3월말 실시된 경영실태평가에서 4등급 취약 평가를 받은 저축은행에 대한 후속 절차다.
3월 평가에서 4등급을 받은 저축은행은 3곳이었으나 경영지표가 개선된 1곳은 제외됐다. 금감원이 내릴 조치는 가장 낮은 단계인 ‘권고’로 예상되는데 해당 단계를 받게 될 경우 대상 저축은행은 정한 기간 내 인력·조직 운영 개선과 경비 절감, 부실자산 처분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6월과 9월에 진행한 경영실태평가에서 4등급을 받은 저축은행도 금융위원회에 통보할 계획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작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회원사의 위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통계분석시스템 개편에 나섰다. 부실 PF 대출을 비롯한 경영 위험이 회원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만큼 다양한 통계 정보를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해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개별 회사와 중앙회가 노력 중이지만 PF 문제에 더해 일반 대출 차주들의 신용도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나머지 업황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며 “경기가 좋아지는 등 외부적인 환경과 자체적인 노력이 더해지면 회복 속도가 빨라지겠지만 가까운 시간 내 이뤄지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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