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중단은 시간문제?..연말 '대출 절벽' 우려 확산

신한·우리은행, 줄줄이 비대면 가계대출 취급 중단..갈아타기도 포함
한곳 막으면 다른 곳으로 대출 몰려..풍선효과 우려에 제한 조치 확산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한도 차이..“시장모니터링 통해 추가 대책 마련”
가계대출 전면 중단 카드 꺼낼까..“최후의 수단 가능한 도입 안 할 것”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1.06 10:57 | 최종 수정 2024.11.06 11:07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비대면 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총량 관리 고삐를 더욱 죄야 해서 대출 취급 제한이 지점 창구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뱅킹앱인 SOL뱅크의 비대면 대출 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신한은행은 6일부터 뱅킹앱인 SOL뱅크의 비대면 대출 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자료=연합뉴스)

중단 대상은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 전체로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이 모두 포함된다. 수신담보대출과 신한저축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생대환대출은 신청이 가능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 및 실수요자 공급을 위해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게 됐다”며 “비대면 대출을 중단하면 상대적으로 실수요자한테 자금공급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집단대출로 분류되는 중도금 대출을 제외한 비대면 주택금융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는 설명이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비대면 대출 상품 세 가지(i-ONE 직장인스마트론·i-ONE 주택담보대출·i-ONE 전세대출)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가계대출의 한시적 총량 관리를 위한 조치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아직 비대면 대출 중단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작년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신한은행 8.06% ▲우리은행 6.83% ▲KB국민은행 5.57% ▲하나은행 4.55% ▲NH농협은행 3.64% 순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비가격적인 대책들을 조기에 내 일찍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해나가고 있어서 현재 스케줄대로라면 연말까지는 목표 달성할 수 있을 것을 예상한다”며 “현재로서는 비대면 대출 제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가계대출 연중 증가율이 목표 대비 낮은 만큼 당장 추가적인 제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은행들이 비대면 대출 창구를 닫으면 창구가 열린 다른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향후 시장모니터링과 가계대출 수요 변동성을 감안해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 강도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7월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 인상, 한도 감축, 유주택자 조건부 대출 등 카드를 하나씩 꺼내들었지만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맞추는데 실패했다. 이번 비대면 대출 제한 조치까지 먹히지 않으면 지점 대출 창구까지 대출 취급을 제한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시중은행이 지난 2021년 연말 가계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다른 은행들은 지점별 대출 한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대면 대출 취급을 제한했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대면 창구 대출을 중단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시행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말로 돈이 필요한 실수요자도 있는데 은행이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면서 “궁지에 몰리면서 그런 방법도 써야겠지만 관련 부서에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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