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크래프톤 선두로 게임업계 터널 끝?..반등 포인트는 ‘글로벌·IPO’
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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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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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장기간 이어지던 게임산업 불황이 마무리 분위기다. 시장에서도 ‘회복’을 논하는 단계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와 시프트업의 IPO 흥행 여부가 주안점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를 중심으로 조심스레 게임업계의 반등을 점치는 분위기다.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이 주요 근거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넷마블을 비롯해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상당수 게임 상장사들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낮아진 시장 기대치와 달리 긍정적인 성적표가 나오면서 저점에 이르렀다는 의견이 부각되는 것이다.
이는 각사 재무구조 개편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해석된다. 마케팅비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히 통제 노력이 이어진 결과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36%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인건비 역시 인상이 억제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재직인원 감소세가 계속되며 절감 효과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신증권 이지은 연구원은 “게임 시장은 눈높이가 많이 낮아진 만큼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는 민감한 상황으로 변화했다”고 바라봤다. 신한투자증권 강석오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의 마무리 단계를 지나고 있고 글로벌 트렌드에 뒤떨어졌던 개발사들의 사업 방향성이 바뀜에 따라 상반기가 게임산업의 저점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가 게임업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출시작의 실적 온기 반영과 신작 모멘텀 본격화 등의 이벤트가 하반기에 쏠려 있다는 점에서다.
그 중에서도 글로벌 타겟의 신작에 대한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모바일·MMORPG 등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탈피하는 과정에서 해외 시장, 특히 북미·유럽 등 서구권 진출에 대한 니즈가 커졌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해당 시장의 주력 플랫폼인 PC/콘솔의 성장성이 부각된 모습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개최된 ‘서머 게임 페스트 2024’에서 넥슨은 자사의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의 출시 일정을 공개했다.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더 파이널스’ 시즌3 콘텐츠를 예고했다. 엔씨소프트도 이 행사에 난투형 대전액션 신작 ‘배틀크러쉬’를 출품했다. 게임스컴(8월)과 도쿄게임쇼(9월), 지스타(11월) 등 국내외 주요 게임쇼 참가 여부와 출품작 반응도 지켜봐야 할 요소다.
한국게임정책학회 이재홍 학회장은 “국내 게임산업은 지금까지 모바일·MMORPG 등에 매몰돼 있었지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거부감과 규제법 시행 등 일련의 이슈를 겪으며 한계에 부딪혔다”며 “국내 게임 생태계가 리셋(초기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그간 도외시됐던 콘솔이 해법으로 제시되며 업계와 정부 모두 이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하나의 포인트로는 시프트업의 IPO(기업공개)가 꼽힌다. 7월 2일부터 3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며 희망 공모가액은 4만7000원~6만원이다. 밴드 최상단 적용 시 시가총액은 3조4815억원으로, 펄어비스를 넘어 국내 게임 상장사 시총 4위에 오르게 된다. 또 다른 ‘메기’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침체돼 있던 업계 분위기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프트업 IPO의 경우 흥행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차별화된 방향성과 검증된 개발 역량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히트(단일 흥행작) ▲국내 및 아시아권 일부로 제한된 시장 ▲모바일 중심 포트폴리오 등 국내 게임주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인에서 모두 벗어나 있다는 점 역시 플러스 요인이다.
메리츠증권 이효진 연구원은 “시프트업의 상장 성과와 이에 대한 영향이 하반기 산업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 윤예지 연구원은 “유통주식 수가 낮은 것도 청약 참여 매력도를 높일 것”이라며 “신규 발행 신주 포함 상장 후 유통 주식수는 18%에 불과하고 공모주 비중이 12.5%임을 고려했을 때 풀리는 구주는 매우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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