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해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여파가 이어지면서 거래소 해킹 사건까지 발생하며 하방압력이 커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흐름이 지속될 경우 재차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 형국이다.
28일 오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억2325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지난주와 비교해 12.97%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14.42%의 낙폭을 보였으며 리플 XRP와 솔라나도 각각 15.57%, 19.40% 떨어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을 살펴봐도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달 1일 3조6200만달러(약 5212조원)에 달했던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최근 2조7500만달러(약 3959조원)까지 줄었다. 이달 들어서만 1200조원 이상이 증발해버린 셈이다.
관련해 미국 정부의 무역 정책이 가상자산 하락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캐나다·멕시코·중국 등과의 ‘관세 전쟁’에 나서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급격히 줄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발생한 2조원대 해킹 사건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폭락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정책 변화나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호재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만한 반전의 계기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정작 시장은 악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다시 한 번 침체기가 찾아오는 것이 아닌지 염려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아직까지는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품는 이들도 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정체 국면이 계속된다면 재차 크립토 윈터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관측됐던 ‘양극화’라는 구조적인 취약점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예상도 함께 제기된다. 유동성 한계로 인해 일부 코인으로의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테마 종목’들의 성장 동력이 멈출 가능성도 존재하며 AI 등 기술 테마 종목들도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로서는 하방 압력이 너무 커진 상태이며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가상자산 비축이나 새로운 유동성 공급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흐름을 바꾸지 못하고 장기화될 경우 크립토 윈터로 접어들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크립토 윈터가 오더라도 비트코인과 일부 선별된 알트코인들은 어느 정도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거시적 측면에서 보면 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에 한계가 있고 종목들도 너무 많은 상황이라 게임이나 AI 등 소위 ‘테마주’에게는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