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 송도 패션 클러스터 오피스텔 건물에 유치권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자료=형지 오피스텔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패션그룹형지가 분양 사기 주범으로 지목됐다. 송도에 구축한 사옥겸 패션 클러스터 내 오피스텔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이에 대한 구제 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2일 형지 오피스텔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지난해 형지 사옥 내 오피스텔 분양을 담당하던 패션그룹형지 관계사인 네오패션형지와 분양을 대행했던 스테이송도간 소유권 분쟁이 계속되면서 그 피해가 오피스텔 분양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 내 오피스텔은 산업단지에 위치해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준공 후 5년간 분양이 제한되어 있다. 이로 인해 형지 측은 5년 임대 후 소유권 이전 방식으로 분양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분양 사기로 판단하고 형지 측에 구제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형지는 5년간 분양 제한을 피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네오패션형지가 오피스텔과 판매시설을 부동산 투자 및 관리 회사인 스테이송도에 임대했다. 임대 조건은 5년 후 매각이다. 당시 네오패션형지는 스테이송도의 650억원 규모 대출 보증을 섰다. 해당 대출금은 형지 측에 고스란히 전달되는 계약이다.

그러다 2022년 5월 스테이송도가 차주로 MG새마을금고와 대구은행으로부터 받은 담보대출 기한이 지나면서 채무상환 연장이 어려워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스테이송도 측은 네오패션형지가 오피스텔과 판매시설을 각각 30%씩 의무적으로 사용해 주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각종 정산을 미루는 바람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패션그룹형지 측은 스테이송도가 임대차 계약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다르게 설명하여 피해를 유발했다고 맞서고 있다. 피해자들의 금전 문제는 스테이송도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형지 오피스텔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관계자는 “네오패션형지와 스테이송도는 사옥 내 오피스텔 건물이 삼성바이오·셀트리온 등 대형 제약사를 비롯 여러 기업들의 기숙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모았지만 현재는 투자자들에게 수익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테이송도 측과 약속했던 매각가 650억원 중 630억원을 입금 받았음에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도의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전체 피해자들의 피해액이 47억원에 달하는데 피해자들에게는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하면서 스테이송도 측에는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형지 오피스텔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은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2024 인천 송도 국제 마라톤에 참가해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형지 측은 “상황을 지켜보자”며 반년 넘게 시간만 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형지 오피스텔 전세 피해자는 “아직까지도 피해 보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진 않고 있다”며 “최근 형지 측에서 수도를 끊어서 일부 수분양자들과 다툼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형지 송도 패션 클러스터 내 오피스텔 건물은 피해자들에 의해 유치권 현수막이 걸려 있는 상태다. 모임 측은 형지와 스테이송도간의 분쟁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기대하고 있었는데 지지부진해서 오피스텔에 유치권 현수막을 걸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형지의 송도 패션 클러스터는 완공 후 4년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입주율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사태들이 형지의 실적 회복을 발목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형지는 최근 형지엘리트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지엘리트는 제24기 3분기(2025년1월~2025년 3월, 6월 결산법인)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1074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스테이송도 채무보증으로 연결기준 총차입금 2023년 2302억원에서 2024년 3081억원으로 차입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