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K푸드 인기에 힘입어 국내 식품기업이 해외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상그룹이 베트남에 300억원을 들여 공장 라인을 증설한 데 이어 CJ제일제당과 오리온은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 증축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달 농심은 미국 2공장 증설 계획을 알렸고 오뚜기는 공장 증축을 위한 부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실제로 K푸드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K푸드 수출 누적액은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한 39억 6000만 달러(한화 약 5조 4450억원)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 달에 이어 라면, 과자류, 음료, 쌀가공식품, 김치 등 수출주력품목 중심으로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재료 상승에 따른 고물가 기조로 내수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린 영향도 크다.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게 되면 생산 원가 감축 효과에 따른 공급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더해 유통망을 늘려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정책실장은 “우리 수출업체들의 수출대상국 현지에 맞는 제품 다양화, 시장 다변화 노력 덕분에 K푸드 수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으로 평가받던 중국이 소비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과 유럽은 대형 유통망 중심으로 K푸드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며 “베트남은 김치와 간편식을 중심으로 2030대 사이에서 K푸드 소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미국·베트남 수요 증가에 현지 공장 증축 속도
대상그룹은 3일 자회사인 대상베트남과 대상득비엣이 각각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흥옌성에 제2공장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총 3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각각 신규 공장동 1개씩을 증설했다.
이번 신규 투자로 대상베트남은 하이즈엉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0% 확대된다. 대상득비엣의 흥옌 공장 역시 이번 증설로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상의 종가 김치를 비롯해 육가공 제품과 오푸드를 앞세운 간편식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경애 대상 식품글로벌BU장은 “글로벌 식품 사업의 핵심인 하이즈엉 공장과 흥옌 공장 증설로 생산 역량을 한층 강화한 만큼 베트남 시장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상의 식품 제조 노하우와 현대적 생산 설비로 위생과 소비자 안전까지 신경 쓴 고품질 제품을 앞세워 향후 베트남을 대표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비비고 만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6만 5000㎡ 규모 비비고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신규 공장은 북미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비비고를 비롯해 즉석밥 등 현지 인기 제품을 집중 생산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측은 “올해 1분기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1조 3752억원으로 핵심 권역인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갔다”며 “늘어나는 현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 역량 제고 차원에서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꼬북칩 단일 품목의 연매출이 400억원을 상회할 경우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최근 꼬북칩이 현지에서 파이브 빌로우와 미니소 등 젊은 층의 유입이 활발한 유통 채널에 입점해 수요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농심은 올해 10월 미국제2공장에 용기면 고속라인을 추가해 현지 용기면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미국 공장 증축을 위한 부지 매입을 끝내고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 씨가 미국법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로 입사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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