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라면 3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전년대비 24.4% 상승한 9억 5200만 달러(한화 약 1조 2695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증가폭도 역대 최대이며 9년 연속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 중이다.
주요 라면 생산 기업들의 실적도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3분기 삼양식품, 농심, 오뚜기 세 기업이 차지하는 국내외 라면 매출 규모만 합쳐도 3조 5517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부의 라면 수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해지면서 올해 라면 3사의 해외 진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삼양·농심, 해외시장 적극 확대 예고
삼양식품은 지난 2022년부터 핵심 지역별 판매 채널의 법인화 전략과 적극적인 신메뉴 개발로 해외 매출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3분기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비용을 전년대비 52% 확대했다.
지난 6일 착공식을 가진 밀양2공장은 총 1643억원이 투입된다. 연면적 3만 4576㎡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총 5개의 라면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지난 2022년 준공된 밀양1공장보다 진화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준공 예정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밀양2공장은 완공 시 연간 최대 5억 6000만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원주, 익산, 밀양1공장)에서 약 24억개로 증가하게 된다.
김태현 IBK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판로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 내 월마트와 코스트코 판매가 늘면서 큰 폭으로 수출이 증가했다”라며 “내년 밀양 제2공장 준공 이후 생산 능력이 약 25% 증가하는 만큼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 판로를 확대, 다시금 30%를 상회하는 높은 외형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심은 중국과 미국에 현지 공장과 16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올해는 신라면 라인업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강화하고 너구리와 짜파게티 수출 확대를 알렸다. 미국법인은 올해 라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라틴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을 구현한 신제품으로 라틴 소비자 비중이 높은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을 공략하고, 해당 성과를 토대로 1억 3000만 인구의 멕시코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전략거점인 중국과 북미, 일본, 오세아니아 등에서는 신라면 브랜드 및 프리미엄 제품을 집중 육성하고, 유럽과 동남아 지역은 각 국가별 특성에 적합한 효율적인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매출 성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신규 유통망 확보와 신라면 및 짜파게티 등 메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현지화 제품 판매를 통해 매출액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해외시장 후발 주자 오뚜기, 해외시장 속도
오뚜기는 안양에 위치한 본사를 포함해 국내에 총 4개의 생산공장과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 미국 등 해외에 별도현지법인으로 설립된 6개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오뚜기의 해외사업은 아쉬운 평가가 지속됐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총 2438억원 규모 설비 및 R&D 투자를 집행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투자가 해외시장 드라이브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오뚜기 측에 따르면 올해 설비 및 R&D 투자는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품개발 및 연구에 4156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실질적 효과도 나오고 있다. 오뚜기뉴질랜드와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각각 전년동기대비 12.89%, 18.13% 오른 172억원, 81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미국 내 식품 주요 유통망에 대한 상품 공급확대로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332억원 규모 증자를 통해 급변하는 해외시장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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