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더본코리아와 할리스커피의 IPO 시장 진입에 이목이 쏠린다.
더본코리아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적극적으로 상장에 뛰어드는 한편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는 KG할리스에프앤비는 증권사들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주관사 검토에만 6개월 이상 시간을 보내고 있다.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와 KG할리스에프앤비가 올해 상장을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는 올 상반기 내 한국거래소에 예비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KG할리스에프앤비는 지난 2월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PT를 진행하고 연내 상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기업가치 선정을 놓고 이견이 갈리며 무산됐다.
두 기업의 상장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꾸준한 실적 상승에서 비롯된다. 더본코리아는 2021년 영업익 195억원, 2022년 258억원으로 2년 연속 상승세를 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는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기준 25개 브랜드에 250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22개 브랜드에 1700여개 가맹점을 운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새 800여개 가맹점을 확대한 셈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창립 30주년 맞춰 상장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라며 “더 발전적인 기업 운영을 위한 고민하면서 상장을 고려하게 됐고, 기업공개를 통해 좀더 투명하고 체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KG할리스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30.35% 신장한 3101억원, 영업이익은 6.19% 신장한 120억원을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와 저가 커피들의 가맹점 확장 추세 등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IPO 진입이 점쳐진다.
하지만 KG할리스에프앤비는 지난해 8월 국내 증권사에 입찰제안서를 발송하고 몇몇 증권사들로부터 제안서를 수령했지만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KG할리스에프앤비 관계자는 “현재 상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입장을 알렸다.
■ 확실한 캐시카우 필요한 더본코리아..할리스 매각 가능성도
그간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상장이 흑역사로 기억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식업 특성상 실적이 일정하지 못하고 가맹점과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리스크가 있어 IPO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앞서 직상장한 교촌에프앤비를 제외하고는 상장 이후 뚜렷한 성과도 없다. 2017년 한화ACPC스팩과 합병후 우회상장한 디딤이엔애프는 현재 실적 부진으로 소액주주와 경영진간 갈등이 깊어진 것은 물론 지난달 26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투자업계는 더본코리아가 안정적으로 상장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캐시카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PB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백종원 대표는 앞서 CU와 협업해 도시락, 김밥 등을 출시했다. 이에 힘입어 ‘백종원표’ 라면까지 확대한다.
업계에 따르면 CU는 이달 9일 백종원 대표 이름을 내건 김치찌개 라면을 내놓는다. 백종원 대표의 레시피를 기반으로 오뚜기에서 만들어 CU와 더본코리아에 납품하는 구조다.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를 더하면 빠르게 더본코리아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와 다르게 KG할리스에프앤비는 매각 카드를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KG그룹이 외식업 확장 일환으로 KFC를 2017년 CVC캐피탈로부터 500억원에 사들였다가 6년만에 100억원의 차익을 거둔 600억원에 오케스트라PE로 매각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는 할리스에프앤비는 지난 2020년 KG그룹이 출자한 100% 지분으로 출자한 크라운에프앤비의 자회사다. 크라운에프앤비는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할리스에프앤비 지분 93.8%를 1450억원에 사들여 KG할리스에프앤비로 바뀌었다.
투자업계는 할리스커피 몸값을 2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KG그룹은 3000~4000억원 입장을 고수하면서 IPO 시장 진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할리스커피는 일본 1호 매장을 오픈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를 적정 몸값 책정을 위한 움직임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식물가가 34개월째 상승하면서 올해 외식기업들의 실적도 불확실하고, 그간 프랜차이즈 상장의 역사가 순탄치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할리스커피의 경우 올해 상장을 준비한다 하더라도 주관사 선정부터 에비상장심사청구까지 시간이 촉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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