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눈높이 맞출까..DGB금융, 일정 촉박한 차기 회장 선임 절차

회추위, 차기 회장 경영승계 프로그램·롱리스트 확정
경영승계 절차 가동 4개월여 만..당초 계획보다 늦어
2월말 최종 후보자 나와야..평가·검증기간 단축 불가피
“글로벌 수준의 경영승계 절차..검증 방식 다양화·고도화”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1.23 10:58 | 최종 수정 2024.01.29 15:4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DGB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절차 가동 4개월여 만에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하고 후속 절차에 돌입했다. 내달 말까지는 최종 후보자 선정까지 마쳐야 하는데 금융당국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수준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DG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19일 ‘그룹최고경영자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차기 회장 롱리스트 후보군을 선정했다. 김태오 현 회장의 임가 만료 6개월 전인 지난 9월 25일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한 지 4개월여 만이다.

DG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9일 ‘그룹최고경영자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차기 회장 롱리스트 후보군을 선정했다. (자료=DGB금융그룹)

당초 DGB금융은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에 대해 1개월간 평가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평가의 공정성을 높여 자질과 영량을 갖춘 최종후보자를 선정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첫 단추인 롱리스트 선정이 예정보다 한 달여 늦어지면서 이후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우선 회추위는 롱리스트 후보군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심층 인터뷰, 행동면접(B.E.I) 평가, 업무 분야별 전문기관 평가, 심층 인적성 검사, 외부전문가 심층 인터뷰·면접 등 과정을 거쳐 2월 중 2차 후보군을 선정한다.

이후 숏리스트 후보군을 대상으로 ‘사업계획 및 비전 발표’와 ‘CEO급 외부 전문가 1대1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당초 1개월로 잡은 숏리스트 후보군 평가 프로그램을 온전히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과의 인수인계 절차 등을 감안하면 3월 전에는 최종 후보자 선정을 마무리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남은 한 달여 짧은 기간 동안 내외부 후보자 모두에 공정한 평가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지 여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2일 금융지주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제시하며 현행 CEO 선임 경영승계 절차의 평가·검증 기간이 짧고 평가·검증의 다양성·객관성이 부족해 외부 후보에 불공평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GB금융도 지난 2020년 차기 회장 선임 당시 숏리스트 선정 이후 약 2주 만에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등 당국의 지적에 자유롭지 못하다.

DGB금융은 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의지를 반영해 외부 후보군 구성 단계에서부터 외부 전문기관과 회추위원이 참여하게 해 후보군 구성의 객관성과 평가 공정성을 강화했지만 정작 중요한 실제 평가·검증 절차는 촉박한 시간 내에 마무리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DGB금융은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확정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제시하며 국내 은행권이 지향해야 할 사례로 글로벌 기업을 꼽은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차기 CEO를 선임하기 위해 외부전문기관과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후보자 추천 전 과정을 단계별로 체계화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객관적이고 세밀한 평가가 가능하도록 검증 방식을 다양화하고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이번 롱리스트에는 대략 10명 안팎의 내외부 후보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황병우 현 DGB대구은행장과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김경룡 전 DGB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등 전현직 DGB금융 관계자와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과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 등 외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차기회장 선임이 주주총회 안건이기 때문에 3월 주총 일정을 감안하면 늦어도 2월까지는 최종 후보가 확정돼야 한다”며 “숏리스트 선정을 서두르면 최대 3주 정도는 평가·검증 기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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