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세자매 다시 뭉칠까..구본성·구지은 확전일로

키맨 구미현 행보 집중..공동매각 아직·배당금안 철회
세자매 연합 관건..6월 주총 앞두고 경영권 갈등 재점화
구본성, 구지은·구명진 배임 혐의 맞고소

최정화 기자 승인 2024.01.10 11:45 | 최종 수정 2024.01.10 14:30 의견 0
서울 마곡 아워홈 식품연구센터 (자료=아워홈)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최근 구 씨 남매 간 갈등이 재점화된 가운데 오는 6월 열리는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부회장)가 구본성 전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수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특히 세 자매 연합이 경영권 방어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장녀 구미현씨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은 지난 5일 서울강서경찰서에 구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 사내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남매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16년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아워홈은 범LG가 식품기업이다. 구 전 부회장은 LG가 가풍인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미현씨 지지를 받고 2017년 아워홈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당시 구 부회장은 자회사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났다. 구 부회장은 사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LG가 오래된 가풍인 장자승계 원칙을 깨진 못했다.

이후 2020년 구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씨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아워홈은 구본성 체제로 굳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듬해 구 전 부회장의 보복운전으로 상황은 역전됐다. 구 전 부회장은 2021년 보복운전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설상가상으로 구 전 부회장 손을 들어줬던 미현씨마저 구 부회장 편으로 돌아서면서 같은 해 6월 주총에서 해임됐다. 이후 구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직에 올랐고, 구 전 부회장은 그해 11월 회사로부터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 당했다.

60% 지분을 보유한 세 자매 연합이 형성되면서 구 부회장 경영권이 힘을 받는 모양세였으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미현씨가 다시 구 전 부회장 측에 기울었다.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가 2022년 사내이사에 재선임되지 못하면서다. 여기에 미현씨는 구 부회장의 무배당 정책에도 불만을 표하면서 구 전 부회장과 지분 공동매각 합의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아직 지분 매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열린 주총에서 회사에 약 3000억원에 달하는 배당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미현씨도 456억원을 배당안으로 제안했지만 주총 직전 자신이 내놓은 배당안을 철회하고 회사 측이 제시한 30억원에 찬성하며 배당금 갈등은 일단락됐다.

구 전 부회장의 경영권 흔들기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그는 구 부회장과 구 이사를 배임 혐의로 맞고소하고 지난 8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구지은 대표이사와 구명진 사내이사가 2023년 아워홈 주주총회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통해 거액의 이사 보수를 수령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2023년 주주총회 당시 현장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구 대표는 이를 묵살하고 의결권 제한 없이 이사 보수한도를 150억원으로 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주장했다.

아워홈은 이와 관련해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구 전 부회장이 이사 보수 관련 내용으로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은 이사 보수한도를 초과해서 보수를 수령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경영진은 총 보수한도는 물론 이사회 규정에서 정한 개별 보수한도 역시 초과한 사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창사 이래 이사 전원의 보수한도(총액)를 정하는 결의에 있어 이사인 주주가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결의해왔다”며 “이는 구 전 부회장 재직 시절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워홈은 구 전 부 회장이 보도자료를 직접 배포해 고소 사실을 밝힌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당사에 고소장이 공식 접수되지도 않아 보도자료를 통해 고소사실을 알았다"면서 "구 전 부회장이 횡령·배임 혐의 공판을 의식해 고소와 자료 배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구 전 부회장 측은 아워홈이 아니라 구 부회장과 구 이사를 고소한 것으로 고소장은 회사가 아닌 당사자에게 가기 때문에 아워홈 측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워홈 지분 구조는 4남매가 98%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주주는 구 전 부회장으로 38.6%, 세 자매 합산 지분은 59.6%다. 2021년 주총에선 세 자매가 손을 잡아 구 전 부회장의 공격을 방어했지만 이번 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 쪽으로 돌아설 경우 미현씨가 보유한 19.28%가 빠지게 돼 구 부회장 경영권이 흔들리게 된다. 구 부회장(20.67%)과 구 이사(19.6%) 지분을 합산하면 40.27%다. 구 전 부회장 지분에 미현씨 지분이 더해질 경우 57.88%가 돼 아워홈 경영권 확보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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