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챗봇은 진화 중”..챗GPT 열풍에 ‘AI뱅커’ 도입 가속화

토스 앱에 챗GPT 도입..챗봇 상담 서비스 대체할까
카카오뱅크, 그룹 계열사 대화형 AI 개발 협업 중
KB국민·신한은행, 챗봇 고도화..“대화형 상담 목표”
전문가들 “챗GPT 기술, 챗봇 대체할 것..서비스 접목해야”

윤성균 승인 2023.03.15 11:36 의견 0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인 챗(chat)GPT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금융권 챗봇 서비스에도 변화 바람이 일고 있다. 단순 정보 나열에 그쳤던 은행 챗봇이 챗GPT 수준의 대화형 상담을 목표로 진화 중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최근 자사의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앱에 ‘챗GPT에게 물어보기’ 서비스를 추가했다. 오픈AI의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도 토스앱에서 챗GPT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는 시범 서비스 형태로 토스의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토스의 서비스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은 가능하지만 2021년 12월 이전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다.

예컨대 챗GPT에게 지난달 출시된 토스뱅크 모임통장의 금리에 대해서 물어보면 “저는 인공지능 챗봇으로서 일정 수준의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며 “관련된 상세한 정보가 없어 확인할 수 없으니 토스 고객센터나 토스 앱 내에서 문의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토스 측도 챗GPT 서비스 도입은 고객 상담과는 무관하며 토스 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편의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그동안 사용자들의 쉽고 편리한 금융 생활을 도와드리기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내놨다”면서 “챗GPT도 금융을 비롯해 일상 전반의 정보를 보다 간편하게 얻을 수 있게끔 도와드리기 위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범 서비스 형태이기 때문에 기존 챗봇 서비스와 연계 등 고도화 길은 열려있다. 현재 토스 챗봇은 사용자들이 자주 질문하는 내용을 FAQ 형식으로 제공하는 수준이지만 챗GPT의 고도화된 언어모델을 활용하면 대화형 상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고객상담 영역에서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활용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오피스에서 열린 ‘은행산업 경쟁촉진 및 금융소비자 편익제고를 위한 현장방문 간담회’에서 AI 활용 현황과 IT 혁신을 통해 고객의 금융비용을 절감한 사례를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실제 상담내역이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담 챗봇으로 전체 상담 수요의 50%를 해결하고 있다. 향후 대화형 AI를 도입해 상담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 계열사가 개발하고 있는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을 도입해 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카카오그룹 내 AI 전문 연구 계열사인 카카오브레인과 상담 챗봇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카카오브레인은 올해 상반기 한국어에 특화된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Ko)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중은행도 챗GPT 열풍에 맞춰 챗봇 서비스의 고도화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전날 모바일 뱅킹앱인 신한 쏠(SOL)에 ‘AI 음성뱅킹’ 서비스를 도입했다. 앱에서 음성 지시를 통해 ▲메뉴 이동 ▲거래내역 조회 ▲계좌 이체 ▲대출 상품 안내 ▲다빈도 질문에 대한 설명 등 450여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는 챗봇·전화상담 2000만건 중 유효데이터 8만건을 분리하고 고객 사용 단어들의 분석 데이터를 탑재한 ‘자연어 이해 시스템’이 활용됐다. 신한은행은 AI 음성뱅킹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켜 대화형 AI서비스를 구현하고 언제 어디서든 고객 필요에 맞게 모든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비지블 뱅크(Invisible Bank)’의 핵심 채널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은행권 최초로 ‘비정형 데이터 자산화’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업무 매뉴얼, 상품 설명서 등 텍스트 형태의 데이터를 AI 기술로 자산화해 AI 기반 대화형 고객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0월 고객 이용 편의성 증대를 위해 기존 AI 챗봇 서비스를 ‘FCC(Future Contact Center) 챗봇’으로 전면 개편했다. 답변 정확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학습 전담직원의 답변 검수 단계를 확대해 더욱 고도화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보다 한 달 앞서 AI 챗봇 서비스 하이챗봇을 전면 개편해 은행앱과 연동한 고객 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챗GPT를 계기로 은행권에서도 대화형 챗봇을 구현하겠다는 목표가 세워지고 있다”며 “대화형 AI를 활용해 고객 상담 영역을 더욱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챗GPT 출시로 향후 챗봇서비스가 대화형 AI 등 차세대 기술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사도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새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디지털금융연구실 수석연구원은 “현재 금융회사는 플랫폼 내 대고객 서비스를 위해 챗봇 등의 형태로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으나 FAQ 중심의 고객 상담지원, 사전에 입력된 문장에 기반한 상품설명 등 활용영역이 제한적”이라며 “향후 챗봇서비스는 챗GPT와 같은 차세대 기술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금융회사도 우수한 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하고 서비스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