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카카오뱅크는 오전 10시 2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6.48% 떨어진 1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발표에도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신저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재평가가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성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카카오뱅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6.48% 떨어진 1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카카오뱅크는 직전거래일 대비 0.28% 떨어진 1만775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신저가 경신을 이어간 바 있다. 지난해 8월 기록한 고점(9만4400원) 대비 81.1%, 공모가(3만9000원) 대비로는 54.5% 하락한 수치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2만원대로 떨어진 지난 7일 윤호영 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내년 자사주 소각·매입 계획을 밝혔지만 주가 하락의 분위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윤 대표의 입장문 발표 이후 이어진 카카오뱅크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도 큰 효과를 못 보기는 마찬가지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 12명이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매입한 자사주 물량은 총 5만685주다. 지난 7월 매입분까지 합하면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물량은 총 8만4370주로 늘어나지만 발행주식 대비해서는 약 0.02%에 불과했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자체는 주주환원정책의 성격이라기 보다는 경영진이 회사의 미래 성장가치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기에는 매입 규모가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직 내년 회사 차원에서의 자사주 매입·소각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자본 감소로 인한 성장성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분명 긍정적으로 판단하지만 카카오뱅에 대한 기대는 다른 은행들처럼 배당주·가치주가 아닌 성장주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본비율 규제로 인해 한정된 재원으로 주주환원과 성장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치 차별화를 위한 최대 관건은 적극적인 자본 활용을 통한 생태계 강화 및 확장이 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금융의 디지털화를 위한 조건 측면에서의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차별화된 성장도 확인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측도 주주환원정책과는 별개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이달 말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고 인증서비스 사업도 본격 진출한다.

지난달 국내 3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의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통한 가상자산 시장 진출도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윤 호영 대표는 지난 입장문에서 내달 2일로 예정된 실적발표회를 통해 향후 성장에 대한 계획을 적극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 출시와 인증서비스 사업 진출을 비롯해 펀드 상품 판매도 내년 상반기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향후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더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