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8일 임직원 7명에게 1만5500주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다고 공시했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억대 스톡옵션을 부여하며 고급 인력 확보에 나섰다. 우수 인재 확보를 통해 카카오뱅크만의 색깔이 담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에서다.
하지만 주가 부진과 실적 감소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공격적인 인재 채용이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8일 임직원 7명에게 1만5500주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다고 공시했다. 행사가격은 2만5215원이며 행사기간은 2024년 9월 28일부터 2029년 9월 28일까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카우트 형태로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유인책으로 스톡옵션이 부여됐다”며 “임원급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그간 경력직 위주의 인재영입을 펼치면서 파격적인 연봉과 업계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제도를 내세웠다.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채용 과정에서부터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채용된 7명에게 부여된 스톡옵션 1만5500주를 행사가격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3억9000만원이 채용 인센티브로 제공된 셈이다. 1인당 약 56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만 놓고보면 이번에 부여된 스톡옵션의 행사 이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날 10시 30분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1만9950원으로 스톡옵션 행사가인 2만5215원보다 낮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톡옵션 자체가 회사의 미래 가치를 보고 부여하는 것”이라며 “행사 시점인 2024년에 얼마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때까지 (스톡옵션을 부여 받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면 더 높은 가격에 보상을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우수 인재 채용에 열을 올리는 것은 플랫폼 역량이 담긴 신규 서비스를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는 연내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개인자금과 사업자금을 구분해 직관적인 관리와 운영이 가능한도록 시스템을 구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파격적인 연봉을 앞세워 세 자릿수 규모의 개발자를 대규모 채용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두 자릿수 규모의 서버 개발자를 집중 채용했다.
카카오뱅크의 인재 채용이 몸값 높은 경력 개발직군에 집중되면서 과도한 인건비가 실적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실적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2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17.7% 줄어든 5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규 채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가 실적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2분기 카카오뱅크의 인건비는 4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5% 늘었다.
윤호영 대표도 지난달 진행된 실적 발표 컨콜에서 “올해는 중장기 관점의 신상품, 서비스 출시를 위해 인력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매크로 환경 등을 감안해 하반기에는 채용 전략을 수정할 생각”이라며 채용 감축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