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산재 잡음’ 딛고 순항..2분기 사상 최대 실적 예상

'정제마진 개선 덕' 4~6월 영업익 1조4000억원 전망
신용등급 올랐지만..신평사 "산재 조사 결과 주시할 것"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6.15 14:54 | 최종 수정 2022.06.15 15:47 의견 0
에쓰오일이 울산공장 사고 리스크를 딛고 상반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쓸 지 주목된다. [자료=에쓰오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에쓰오일이 지난해와 올 1분기에 이어 다시 한번 실적 신화를 예고했다. 성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신용등급도 줄줄이 오름세다. 이 기세를 몰아 최근 발생한 울산공장 사고 관련 리스크를 딛고 상반기에도 순탄한 여정을 이어갈 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15일 하나금융투자는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급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본업인 정유를 넘어 전 사업부에서 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해 역대급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조 단위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2분기 역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 부문 판매 단가 상승 영향과 화학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호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에 신용평가사들도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연달아 올리는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3일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도 지난달 18일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려잡았다.

우수한 영업실적에 더해 정제마진 개선으로 견조한 영업현금창출이 가능하며 이를 토대로 재무안정성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울산공장 화재 사고는 근심거리다. 지난달 19일 발생한 사고로 1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신평사들 역시 산업재해가 발생한 기업들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아파트 붕괴 사고가 일어난 HDC현대산업개발도 신평기관으로부터 잇따라 신용등급을 내려 받은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도 "(에쓰오일의) 이번 사고로 인한 실질적인 공정 차질과 영업실적에 대한 영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살필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에쓰오일이 이번 사건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일 에쓰오일과 하청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고용부는 "인화성이 강한 가스 누출로 인한 화재, 폭발 등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블라인더' 등의 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에쓰오일 측이 정비 작업 때 이러한 안전조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정황을 확인했다"며 압수수색 배경을 설명했다.

당국은 수사를 통해 에쓰오일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이고 원인 규명이 되면 다음 단계로 진행될 것"이라며 "계속해서 조사를 성실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번 사고가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평을 내놓는다. 현재 유일한 리스크는 높은 제품가에 따른 수요감소 뿐이라는 것이다. 에쓰오일이 산재 리스크를 딛고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일상 회복 등 영향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시장 수급상황이 타이트해진 만큼 정유업계의 전망을 마냥 긍정적으로 내다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을 키우면서 정제마진을 상승시켰고 이에 대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유가 기조에 힘입어 정유사가 단기적으로 큰 이익을 보고 있지만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수록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기존 정유사업과 비정유 사업에서 경쟁력을 계속해서 확보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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