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SK네트웍스가 핵심 자회사 SK매직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업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핵심사업인 렌터카와 가전 품목 일부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외형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석이 된 캐시카우 자리를 AI가 무사히 채울지 주목된다.
앞서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올해 2월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정체성을 ‘AI 전문기업’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AI 데이터 솔루션 기업 엔코아의 경영권(지분 88.47%)을 951억원에 사들였다.
올초엔 기업 내부 데이터를 다루는 프라이빗 LLM(대형언어모델) 기술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SK매직을 포함해 기존 사업에 AI를 접목해 사용자 편익과 사회를 발전시키고 경제적 가치를 내겠단 구상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영업익 70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작년 영업익의 3배 규모다. SK매직에 대해서도 2028년까지 기업가치 배수 30배, 영업이익률 20% 달성을 제시했다. 현재 SK매직의 영업이익률이 9%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2배 이상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
최근 렌터카 사업 매각 결정과 가전 사업 정리도 AI 중심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SK네트웍스는 올초 SK렌터카를 완전자회사로 만들며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단행했다. 현재 어피너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조만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가는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지분 100% 기준 8000억원대 수준이다.
일부에선 SK렌터카가 모회사인 SK네트웍스의 연간 영업익 절반 이상을 견인하는 만큼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하단 관측을 내놓는다.
반면 렌털자산인 완성차가 대개 차입을 통해 선투자 형식으로 이뤄지는 사업구조상 SK렌터카 지분 매각을 완료하면 SK네트웍스 입장에선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개선될 확률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최 사장 역시 차량 렌털 사업이 AI와 접점이 낮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핵심 계열사 SK매직도 올해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등 3개 품목에 대한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 매각했다. 성장 정체기를 걸어온 주방가전부문 영업도 연내 정리하기로 했다. 대신 매직 3.0 전략을 발표하고 ‘AI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단 포부를 밝혔다.
■ AI 개발조직·AI 성장실 신설..“수익성 확보할 원동력” 기대
SK네트웍스와 SK매직 모두 AI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 정비를 마치고 AI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최 사장은 우선 AI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역량을 확보하고 SK매직·워커힐 등 기존 사업에 AI솔루션을 도입할 방침이다. 기술력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SK네트웍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AI 기술 개발 조직인 피닉스 랩을 출범시켰다. SK네트웍스 및 자회사와 협력을 꾀하고 AI 제품과 신규 설루션 개발을 주도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피닉스 랩을 통해 미국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추고 여러 기업의 AI 발전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SK매직도 지난달 AI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AI 성장실을 신설했다. 펫·실버케어·헬스케어 등 웰니스 영역 AI 제품과 서비스 도입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해당 분야에 AI를 탑재한 제품도 내놓는다. 내년부턴 미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SK렌터카 매각 절차를 진행하면서 렌탈 중심에서 AI 영역으로 사업 전환이 이뤄지는 중”이라며 “최근 금리 환경에서 자금조달에 부담이 존재했는데 매각 건이 완료되면 연결기준 영업익은 감소하지만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하락해 이자비용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렌터카 매각이 온전히 AI 사업 추진을 위한 결정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AI가 수익성을 확보할 새로운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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