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곳간 차곡차곡 쌓이는데"..HMM '주주친화·점유율 제고·새 주인 찾기' 실타래 얽혀

1분기 영업익 209% 껑충..역대 최대 실적 경신
'거꾸로 주가' 뿔난 소액주주..친화정책 목소리
미주 노선 점유율 하락.."수요 올라 경쟁 심화"
"현금성 자산 활용 관련 차근차근 검토 계획"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5.19 14:45 의견 6
김경배 HMM 사장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금 곳간을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HMM이 자사주 매입과 분기 배당 등을 둘러싼 둘러싼 소액 주주들의 불만부터 미주 노선 점유율 하락, 새 주인 찾기 과제까지 엉킨 실타래가 가득하다.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한 위력을 발판 삼아 눈 앞에 놓인 현안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 1분기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9% 늘었다. 이는 앞선 증권업계 예측치(2조5766억원)를 22% 가량 뛰어넘은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도 103% 늘어 4조9187억원을 올렸다. 당기순이익 역시 3조1317억원으로 무려 2조9777억원 뛰었다.

이 같은 호실적은 해운운임 수준이 전반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간 결과다. 실제로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1분기 평균 4851로 전년 동기(2780) 대비 74.5% 올랐다. 더욱이 아시아~미주노선뿐 아니라 유럽과 기타 지역 등 전체 노선 운임이 오르며 시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도 하락하는 주가는 걱정거리다. 소액 주주들은 HMM이 앞서 급등한 주가로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면서 최근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자사주 매입과 분기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을 향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이들 주주는 HMM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도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것을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전환사채(CB) 주식 전환 탓으로 본다. 산은이 지난해 6월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주당 5000원(6000만주)에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주가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실적과 거꾸로 가는 주가를 두고 김경배 사장이 곳간에 쌓인 현금을 주주친화정책에 활용할 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올 1분기까지 쌓인 HMM의 현금성자산은 약 9조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김 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주주친화적 태도를 드러내온 만큼 주주를 위한 정책을 새롭게 펴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주 노선에서 떨어진 점유율도 신경 쓰이는 일이다. HMM은 올 1분기 아시아~미주 서안 노선(헤드홀) 점유율에서 4.6%를 기록했다. 같은 구간에서 점유율이 5%를 밑돈 건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주 서안 노선의 컨테이너선 운임이 오르면서 다른 선사들이 선박을 적극 투입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이에 미주 서안 노선의 경쟁 구도가 계속해서 심화한다면 향후 HMM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매각 장기화 전망도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다. 실적 상승곡선으로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HMM을 인수할 기업을 찾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등을 인수 후보로 지목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김경배 사장 선임 자체가 HMM이 아닌 채권단(산은·해양진흥공사)의 결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민영화를 염두에 둔 작업이라는 추측이 있긴 했다"며 "아무래도 현대차그룹이 몸집이 큰 만큼 계속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고 (김 사장도) 오랜 세월 현대차그룹에 몸 담은 인물이다보니 매각 작업과 연관짓는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또 HMM 관계자는 "주주분들은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다가 현재 많이 떨어진 것에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11년 만에 배당을 한 데 더해 주주친화정책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이고 현금성 자산 활용 관련해서는 차근차근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주 노선 점유율 하락의 경우 HMM 수송량에 문제가 있다기 보단 수요가 늘고 시황이 좋아지다보니 미주 노선에 투입된 전체 선복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며 "점유율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되는 경우가 많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