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AMPC 빼면 적자, SK온은 더해도 적자..삼성SDI ‘나 홀로 선방’

SK온 1분기 1000억원대 적자 유력
삼성SDI, AMPC 수혜 없이도 흑자 관측
“프리미엄 시장 공략..3사 중 R&D 최다 투자”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4.09 11:26 의견 0
삼성SDI가 1분기 매출 5조1000억원과 영업익 2417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자료=삼성SDI)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수요 둔화 속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수혜 없이도 흑자를 예고하며 재평가를 받고 있다. 혜택 반영으로 적자를 피해 간 LG에너지솔루션, 수혜에도 적자가 유력한 SK온과 대조된다. 연내 AMPC 반영 가능성이 나오면서 3사 중 수익성 개선이 돋보일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올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9.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573억원으로 75.2% 줄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AMPC 세제 혜택(1889억원)을 빼면 316억원 적자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 부진이 가속화하고 리튬값과 중대형 전지의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이런 이유로 상반기까진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막내 SK온도 적자행진이 예상된다. 현대차증권은 SK온이 미국 공장 가동률 저하로 1분기 1090억원, 2분기 610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온은) 북미·유럽 고객사 수요 성장 둔화로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21% 하락할 것”이라며 “AMPC도 같은 기간 58% 줄어든 1017억원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두 회사와 달리 북미 공장이 없어 AMPC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흑자가 유력하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SDI가 1분기 매출 5조1000억원과 영업익 2417억원을 올려 1년 전보다 각각 4%, 36%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세계 배터리 산업에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여러 고객사를 확보해 중장기 실적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 기흥본사 전경. (자료=삼성SDI)

■ 연내 AMPC 반영 불확실..P6·전고체 등 기술 강화가 수익성 견인

앞서 삼성SDI는 AMPC 혜택에 힘입어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북미 공략이 경쟁사들보다 더디단 평가를 받았다. 이런 우려를 뒤엎고 선전할 힘을 얻은 배경엔 고부가 배터리 기술로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겨냥한 데 있다.

삼성SDI는 현재 각형 배터리 P5를 내세워 독일 BMW 등 글로벌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SNE리서치는 “P5에 이어 에너지 밀도를 10% 이상 개선한 P6를 미주 등 고객향으로 본격 양산할 것으로 보여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시장내 실적 증대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배터리부문 매출과 영업이익도 P5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년대비 각각 40%, 93% 뛰었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사업에도 불을 지폈다. 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인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의 부피를 줄여 양극재를 추가해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3사 중 R&D(연구개발) 투자액이 가장 높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작년에는 역대 최대인 1조1364억원을 R&D에 투입했다. 경쟁사들이 설비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때 자금력을 확보해 재무부담을 낮춘 점도 수익성 개선에 한목했다.

이는 최윤호 사장이 올해 3대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초격자 기술경쟁력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최고의 품질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연내 AMPC 수혜가 더해지면 경쟁사와 대비되는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SDI는 현재 북미에서 스텔란티스, 제네럴모터스(GM)와 함께 총 3개의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북미 내 배터리 생산능력이 10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AMPC 수혜는 연결기준 2025년 7000억원, 2026년 1조2000억원, 2027년 1조8000억원으로 3년간 3조7000억원 규모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연내 AMPC 수혜 반영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기술력을 쌓기 위해 타사보다 R&D 활동에 집중하고 수익성을 고려한 수주 활동에 힘쓴 점이 불확실한 업황 속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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