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송영숙 회장 측으로 기우는 듯 보였던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형제 측 승리로 일단락됐다. 이로써 한미그룹과 OCI그룹간 통합은 사실상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 선임의 건에서 추천된 임주현 부회장, 이우현 OCI 대표 모두 의결권 과반수를 넘지 못해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못했다. 임종윤 후보는 52%, 임종훈 후보는 51%로 모두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이와 함께 두 형제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3인 제안도 함께 가결됐다.
이 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네 개 안건이 상정됐다. 표 대결을 펼쳤던 이사 선임의 건이 형제 측 승리로 돌아가면서 감사위원회 선임도 주주 제안 후보들로 채워진다.
28일 수원과학대 신텍스에서 진행된 제51회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는 위임장 전달 및 집계 문제로 개회까지 3시간 이상 지연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자기주식을 제외하고 의결권 지분을 가진 주주들의 지분 총합 88%가 의결권 행사에 나섰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발행주식 총 수 6995만 6940주 중 의결권이 제한된 자사주가 219만3277주로 집계됐다. 의결권 위임 등으로 참석한 주주 수는 2160명, 주식수는 5962만 4506주다.
이 중 과반 수 이상이 임종윤, 임종훈 사장단 제안을 지지하며 형제 측이 제안한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3인 모두 가결됐다.
앞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42.66%, 형제 측이 40.57%로 팽팽한 상태였으나, 형제 측이 주총 직전 소액주주 1100명으로부터 지분율 2.10%에 해당하는 의결권 주식을 확보하면서 42.67%까지 지분을 확보했다. 마지막까지 캐스팅 보터로 남은 2.67% 소액주주들 마저도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해 형제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한미사이언스의 제51회 정기주주총회는 경영권 분쟁으로 번졌던 만큼 사소한 말다툼도 오고 갔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측 지분과 임 전 사장단 형제의 지분 차이가 2.09%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중요해지면서 서로가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 모녀 불참으로 의장대행 적법성 논란도
이번 주총에서의 핵심은 단연 이사 선임의 건이다. 이사 선임으로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미그룹 측은 임주현 부회장과 이우현 OCI그룹 대표를 사내이사 상정했다. 일반주주 입장으로 나선 두 형제 측은 본인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을 상정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총을 이끄는 의장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벌어졌다. 신성재 전무는 미등기이사로 의장 대행 권한이 없다는 것이 임종윤, 임종훈 전 사장 및 주주제안 이사 후보들의 주장이다.
현장에 따르면 송영숙 회장과 지난 26일 총괄 부회장으로 인사 발령이 난 임주현 부회장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숙 회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을 알린 이후 이번 주주총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임주현 부회장 역시 건강상 이유로 현장에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 형제 및 두 형제가 제안한 이사 후보들은 주주제안 이사 후보라는 점에서 각 인물에 대한 설명을 배제했다. 이에 임종윤 전 사장이 나서 직접 설명에 나섰다.
설명에 앞서 임종윤 전 사장은 “미등기 이사가 어떻게 전무이사라고 말을 하느냐”라며 “현재 한미의 수준이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임종윤 전 사장 측 변호사는 “미등기 이사는 의장 대행을 할 수 없다는 고등법원 판례가 있는데, 해당 사안은 따로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이에 신성재 의장대행은 “앞서 정관상 의장 대행 직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며 “개회와 함께 녹화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우현 OCI그룹 대표는 내일 OCI 주주총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오후 2시 30분쯤 현장을 빠져나갔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연결매출 전년대비 기준 19.3% 증가한 1조 1279억원이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3% 증가한 125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15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배당금은 주당 200원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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