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1분기 만에 전년도 영업이익 훌쩍..김경배표 친환경·벌크선 본격 시동

지난해 영업익 5849억원..94% 급감
1분기 6002억원 관측..홍해 이슈 덕
친환경 연료에 5조 투입·벌크선 확대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4.04 10:08 | 최종 수정 2024.04.04 13:35 의견 0
HMM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5849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94% 급감했다. 사진은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HMM이 홍해 이슈가 이끈 해상운임 반등에 힘입어 올 상반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예고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특수성 때문에 하반기까지 성장세를 유지할 진 미지수다. 확보한 수익성으로 벌크선과 친환경 사업 확장을 꾀해 대외 변수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여나가는 게 관건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849억원이다. 2022년 대비 94% 급감했다.

해운 수요가 얼어붙고 코로나 특수가 끝나가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아시아~미주노선을 포함해 유럽 등 전노선 운임도 하락세를 탔다.

해운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 종합지수(SCFI)도 지난 2022년 평균 3410포인트에서 1년 새 평균 1006포인트로 약 71% 내려갔다.

올 들어서는 해상운임 상승세가 뚜렷하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위협으로 중동의 요충지인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다.

SCFI는 작년 연말 1000포인트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홍해 이슈가 발생한 이후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증권가에선 SCFI가 상반기 내내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까닭에 HMM의 1분기 영업익도 60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95.55% 뛸 것으로 추정한다. 2분기 역시 5791억원으로 무려 261.45% 급등할 전망이다. 지난해 총 영업익(5849억원)을 1분기 만에 벌어들이는 셈이다.

HMM 타코마호. (자료=HMM)

■ 김경배 대표, 벌크선 육성 카드..친환경 경쟁력 확보 박차

문제는 홍해 사태가 하반기 들어 마무리될 경우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발생이 불가피하단 점이다. 업황이 급격이 꺾여 해상운임이 내림세를 타면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HMM은 매출의 80% 이상을 컨테이너선에서 충당해 SCFI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컨테이너선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다. 김경배 대표도 이를 의식해 ‘벌크선 육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지난 2022년 취임하자마자 “벌크 선대를 확대해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사업 비중을 재조정할 것”이라며 “이는 중장기 전략 중의 하나로 국적선사로 책임을 다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6년까지 벌크선을 작년 기준 29척에서 55척으로 90% 확장하기로 했다.

친환경 사업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연료를 적게 쓰는 만큼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다. 세계 대형 화주들도 선사 선정시 우선 순위로 친환경을 지목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차세대 친환경 연료 등 미래 전략 사업에 2026년까지 5조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2월에는 메탄올을 주연료로 하는 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했다. 올해 말에는 7700TEU급 LNG 추진선 2척을 운영한다.

이달 3일에는 상해국제항만그룹과 ‘상해항 친환경 연료 벙커링 업무협약’을 맺었다. 향후 상해항에서 메탄올과 LNG(액화천연가스) 등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에 대해 협력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중장기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컨테이너와 벌크 분야를 미래 성장 토대로 삼고 나아갈 방침”이라며 “차세대 연료 개발과 탄소 중립 실천 및 수익성 높은 화물 영업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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