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맨 다음은 현대맨"..'출항까지 2주' 김경배호 HMM, 관전 포인트는 '이것'

차기 CEO 후보 '최종결정'..29일 주총 걸쳐 공식 취임
글로벌 경쟁력·성장세 유지·민영화 과제 '3대 관심사'
잠재적 인수 후보 '현대차그룹'과 연결고리 역할 관측도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3.15 15:18 의견 0
김경배 HMM 신임 대표 내정자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맨' 김경배 전 현대글로비스 사장이 'LG맨' 배재훈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HMM(옛 현대상선)을 이끈다. 지난해 9년 적자를 한방에 털어내고 '상장사 4위'로 등극한 HMM이 새 수장의 등장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실적 성장세 유지 ▲민영화 숙제를 안정적으로 풀어낼 지가 관전포인트로 떠오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HMM 채권단은 지난달 9일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달 26일 임기가 끝나는 배재훈 사장의 후임으로 김경배 전 사장을 내정했다.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마침내 최고경영자 후보로 최종 결정된 김 신임 사장은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한다.

이번 인사는 HMM의 향후 성장과 경영혁신을 이끌 리더십과 글로벌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됐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사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의 수장을 맡으며 취임 당시 7조원 수준이던 매출을 2017년 16조원으로 끌어올린 업적을 인정받는다. 현대차그룹에서 글로벌전략실장도 지낸 만큼 HMM의 글로벌 활약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장 궤도를 달리는 HMM에 경영정상화를 넘어선 수익 성장세를 꾸준히 가져다 줄 지도 관심사다.

HMM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익과 매출이 7조3775억원과 13조7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52%, 115% 뛰었다. 지난 9년간 쌓인 3조8401억원의 영업손실을 한방에 만회한 수치다.

올해 실적 전망도 견조한 운임지속에 힘입어 빛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올해 영업익을 8조7786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2월 추정치(7조1350억원) 보다 23% 올려잡은 것이다. 김 사장이 경영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적기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채권단인 산은이 '옛 현대상선'인 HMM에 다시금 현대의 흔적을 가져온 이유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간다.

특히 김 사장이 HMM의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현대차그룹과 친밀한 점을 고려해 그를 수장으로 내세워 향후 인수합병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김 사장은 지난 1990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약 10년 간 근무한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비서실장 등을 지낸 '정통 현대맨'이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원활한 인수합병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단계적 매각이 필요하다"며 민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김경배 사장 내정은 HMM이 아닌 채권단이 결정한 사항이기 때문에 민영화를 염두에 둔 작업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이라며 "아무래도 현대차그룹이 몸집이 큰 만큼 계속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고 (김 사장도) 오랜 세월 현대차그룹에 몸 담은 인물이다보니 매각 작업과 연관짓는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

또 HMM 관계자는 "김 사장은 현대글로비스에서 약 9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꾸준한 성장을 이뤄낸 물류전문가"라며 "글로벌 경영 역량과 조직관리능력 등을 갖췄단 평을 받는 만큼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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