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2000억 적자 1분기 만에 털어..28조 시장 ‘SAF’ 선두 정조준

4분기 정유부문 2657억원 손실
유가·정제마진 오름세..흑전 관측
28조원 SAF 시장 공략..첫 생산인증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4.12 06:00 의견 0
에쓰오일이 지난해 4분기 정유부문에서 26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진은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 (자료=에쓰오일)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에쓰오일이 정유사업에서 낸 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1분기 만에 흑자로 되살릴 전망이다.

정유사 실적 바로미터인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타면서 호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표 친환경 먹거리로 떠오른 SAF(바이오항공유) 시장을 공략하는 움직임이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4186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58.3% 줄었다. 매출액은 35조7272억원으로 15.8% 감소했다.

정제마진 감소로 정유부문 수익성이 축소하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제품 판매단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때문에 4분기에는 정유부문에서 26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 들어서는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는 시각이 많다. 우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작년 12월 배럴당 7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월 70달러대 후반으로 올랐다. 3월에는 80달러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정제마진도 1월과 2월 각각 배럴당 7.8달러, 8.3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통상 배럴당 4~5달러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이 5957억원으로 컨센선스를 20% 이상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치 상회 요인은 정유부문의 호실적이고 재고관련 이익 증가와 래깅효과, 환차익 등으로 정유부문 영업익이 직전분기보다 6500억원 이상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사옥. (자료=에쓰오일)

■ 28조원 SAF 시장 도전장..국내 정유사 최초 ‘생산 인증’

에쓰오일은 본업인 정유사업을 둘러싼 우호적 환경을 기반으로 탄탄한 수익성을 확보해 미래 먹거리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친환경을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강화하고 있다.

SAF(바이오항공유) 시장을 향한 행보가 특히 적극적이다. SAF는 폐식용유와 동식물성 기름, 사탕수수 등 바이오 대체 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수송용 바이오연료 의무 사용을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만큼 수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이런 이유로 SAF 수요 규모가 오는 2027년 2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4일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CORSIA(탄소상쇄·감축제도)를 획득했다. 유럽연합의 저탄소 연료제품 생산을 인증하는 ISCC EU와 자발적시장의 친환경 제품 인증인 ISCC PLUS도 함께 받았다.

ISCC 인증은 까다로운 절차와 투명한 심사기준으로 친환경 인증 분야 중에서도 신뢰도가 높다. 에쓰오일은 이번 인증을 통해 국내 최초로 CORSIA 인증을 받은 SAF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외 항공사들과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바이오 원료의 정유 공정 투입도 올해 국내 정유사 최초로 시작했다. 폐식용유나 팜 부산물 등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초도 물량을 기존 정유 공정에 원유와 함께 투입·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SAF와 차세대 바이오디젤 등 저탄소 연료유와 나프타·폴리프로필렌과 같은 친환경 석유화학 원료의 생산 개시를 본격화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탈탄소 흐름에 맞춰 자원순환 구조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바이오 연료와 자원순환 제품 보급에 노력해나갈 방침”이라며 “정제마진의 경우 2분기 말부터 시작되는 북반구 드라이빙 시즌과 여름철 여행 성수기 기간을 맞아 추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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