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은행만큼 빛난 카드·캐피털사"..금융지주 안정성 이끌 '에이스'로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비중 18%↑.."목표치 도달"
"모든 금융그룹이 비은행 계열사 확대 추세 이어갈 것"
카드사의 잇단 '차할부금융' 진입..캐피털도 신시장 모색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7.28 12:01 의견 0
(왼쪽부터)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본사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금융그룹에서 여신전문금융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약진이 올 상반기 그룹 전체 성장세에 탄력을 더했다. 각 그룹이 비은행 계열사 확대를 강조하는 추세에 이들의 활약은 나날이 도드라질 전망이다.

28일 각 금융그룹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기여도 비중은 ▲신한금융그룹(46.6%) ▲KB금융그룹(45.2%) ▲하나금융그룹(37.3%) ▲우리금융그룹(10%) 순으로 높다. 이는 각각 지난해보다 8.3%, 18%, 7.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우선 우리금융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지 3년차인 만큼 보험·증권사 등 주요 계열사의 부재로 단순 비교가 어렵다. 다만 1년 전 비은행 계열사의 적자가 전체의 순이익을 깎아내던 구조를 고려하면 그간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가 제법 커졌다는 평이다.

특히 우리카드는 상반기 순익 1214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보다 52.5% 늘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1590억으로 무려 54.4%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 자회사로 편입한 우리금융캐피탈도 선방했다. 같은 기간 825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3.6% 증가했다. 다음 달 10일 우리금융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순이익이 100% 지주 실적에 반영돼 실적 기여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가 가장 많이 확대된 KB금융은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약진이 유난히 돋보인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25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3% 뛰었다. 같은 기간 KB캐피탈도 기업금융 사업 확대로 대출 자산이 크게 늘어 1075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46% 증가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은행 중심의 사업을 탈피해 꾸준히 계열사 확장을 진행해왔다"며 "상반기 실적에서 은행이 55%, 비은행이 45% 비중을 가지고 있는데 목표치엔 도달한 상황이고 향후 계열사들의 시장 지배력과 상품 경쟁력을 계속해서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와 하나캐피탈도 실적 고공비행을 이어가며 그룹 내 탄탄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특히 하나카드의 경우 하나금융 계열사 중에서 상반기 순이익 증가폭이 가장 크다. 1422억원의 순익을 거둬 같은 기간 117.8% 늘었다. 하나캐피탈도 1255억원을 기록해 49.3% 증가했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를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도 꾸준히 비은행 비중이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를 보유한 신한금융은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순익이 가장 높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순익 3672억원을 기록해 21.4% 껑충 뛰었다. 사업다각화로 실적 개선을 꾀한 만큼 리스부문과 할부금융 수익이 각각 45.1%, 8.3% 성장했다. 신한캐피탈 역시 같은 기간 1313억원 순익을 거둬 55.0%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그룹 내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영향력은 커질 전망이다. 그룹 차원의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과 더불어 카드사는 수익성 악화로 수입 다변화에 일찌감치 뛰어들었고 캐피털사도 전유물 '자동차할부' 시장을 넘어 신시장 모색에 한창이다.

특히 캐피털사는 신용카드업을 제외한 할부금융, 리스금융, 일반대출, 기업금융 등 대부분 여신업무를 취급할 수 있다. 카드사들의 잇단 자동차할부 시장 진입에 하나둘씩 기존 전략을 바꿔 사업을 키워나가는 모양새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부터 자동차·소매 금융 자산을 신한카드에 넘기고 기업·투자금융 부문에 집중해왔다. KB캐피탈은 핀테크 업체 셰틀뱅크와 손잡고 대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결제 시장에 진출했다.

우리금융캐피탈도 완전자회사 편입과 동시에 계열사 시너지 발휘는 물론 기업금융과 자동차금융 등 사업 확장 토대를 단단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털사와 카드사 모두 코로나19와 기준 금리 인상 논의 등에 따른 수익성 부담에 신사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그룹 내 격차를 크게 벌리지 않고 함께 성장하면 좋지만 자동차할부금융 등 겹치는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그룹 관계자는 "결국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안정화되면 경기 변동이나 외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는다"며 "은행이 부실할 때 카드사나 캐피털사가 받쳐준다든지 이익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는 측면에서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을 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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