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도 OTT 중계시대..웨이브-U+모바일TV 등 콘텐츠 경쟁 속내는?

송정은 기자 승인 2021.07.27 15:30 의견 0
2020 도쿄 올림픽 경기 중계 서비스를 하고 있는 웨이브(좌)와 U+모바일TV(우)의 앱 실행 초기 올림픽 팝업창의 모습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역대급 '무관심'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2020 도쿄 올림픽'이 전체 일정의 3분의 1가량을 소화한 가운데 중계 전쟁에 뛰어든 이동통신사의 OTT 서비스가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1년 미뤄져 열린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무관중으로 열리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올림픽 특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 속에 지난 23일 개막했다.

하지만 올림픽 9연패의 대위업을 달성한 양궁 대표팀 등의 메달 소식과 황의조·이강인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 김연경의 여자 배구 대표팀과 곧 예선을 시작하는 야구 대표팀의 경기들이 기대를 받으면서 남은 기간 치열한 중계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올림픽 이전까지 중계전쟁의 주체는 지상파 방송3사였다. 방송 3사는 저마다 각 종목의 전설급 올림픽 영웅들을 해설자로 영입하면서 실감나고 흥미로운 중계를 펼치겠다며 '시청률' 관점의 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번 도쿄 올림픽부터는 시청률 경쟁의 개념은 사라지고 대신 적극적으로 올림픽 중계 경쟁에 뛰어든 이동통신사들의 OTT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경쟁'의 형국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 중계 전쟁의 활시위를 당긴 곳은 쿠팡의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였다. 쿠팡플레이는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며 사상 최초로 온라인 무료 독점 중계를 위해 지상파3사와 활발한 중계권 협상을 벌였고 실제 성사단계까지 갔지만 최근 발생한 부정적 이슈들과 ‘보편적 시청권’ 논란으로 부담감을 느끼고 전격적으로 발을 뺐다.

쿠팡플레이가 물러난 올림픽 온라인 중계 시장에는 이통3사가 운영하는 OTT 서비스인 '웨이브', '시즌', 'U+모바일TV'와 네이버, 카카오 등의 포털서비스, 아프리카 TV등의 인터넷 TV사업자가 뛰어들며 관심을 모았다.

이 중에서 SKT의 OTT서비스인 웨이브와 LGU+의 U+모바일TV, 네이버와 아프리카TV가 거액의 중계권을 구입하면서 각각 차별화된 요소들로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가입자 기반의 OTT서비스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출연한 콘텐츠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펼쳐놓는 특별 페이지를 운영하며 실시간 중계외에도 다양한 콘텐츠 시청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기존 올림픽처럼 주요 경기를 삼삼오오 모여서 TV를 보며 함께 보는 응원방식보다는 실시간으로 보고 싶은 경기의 알람을 받고 응원채팅을 보내는 온라인 기반의 응원으로 바뀐 추세도 OTT를 통한 중계방송 시청 수요가 늘게 된 요소이다.

웨이브를 통해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다는 한 직장인은 "올림픽 기간 동안 재택근무에 돌입하면서 주요 경기는 웨이브를 이용해 작은 화면으로 띄워놓고 시청하고 있다"며 "끊김 이슈도 거의 없고 혹시라도 놓친 경기는 빠르게 업로드 되는 하이라이트로 보면 돼서 굳이 TV로 올림픽을 볼 일이 없는 것 같다"며 달라진 올림픽 시청 모습을 설명했다.

통신사의 OTT서비스와 대형 포털 서비스 업체들이 혹평 일변도의 올림픽 중계를 위해 거액을 투자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을 위해 애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새로운 시청층의 유입과 이들이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해서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환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 콘텐츠 제공의 장점을 살려 올림픽 관련 스포츠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자료=웨이브 앱 화면 캡쳐]

웨이브 관계자는 “웨이브가 이번 올림픽 경기 중계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1000만 명이 넘는 웨이브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분명 신규가입자들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라고도 설명했다.

U+모바일TV는 '언택트 응원' 이벤트 등 다양한 올림픽 관련 이벤트로 호응을 얻고 있다. [자료=U+모바일TV 앱 화면 캡쳐]

U+모바일TV 관계자는 “U+모바일TV는 이용하는 이동통신사와 관련 없이 이번 올림픽을 중계하며 접근성을 높였다”며 “올림픽과 연계한 다양한 이벤트 등 올림픽 이후 신규유입자들이 잔존고객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여러모로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OTT를 통해 올림픽과 같은 이른바 메이저 스포츠 대회 생중계를 볼 수 있는 것은 도쿄 올림픽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달 유럽 전역에서 열린 'UEFA 유로 2020'은 CJ ENM의 티빙이 오직 티빙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경기를 중계하며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티빙은 적절한 티빙 독점 중계 방송 편성과 빠른 피드백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기세를 몰아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 독점 중계 편성까지 마치며 충성도 강한 스포츠팬들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 온라인 독점 중계가 불발되긴 했지만 신흥 OTT 강자인 쿠팡플레이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중계를 예고하는 등 OTT 업체 간의 스포츠 중계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돈을 내고 스포츠 중계 방송을 본다'라는 개념이 더욱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진다면 디지털 기반으로 급변하는 TV시청 환경과 맞물려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번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치열한 중계 전쟁이 스포츠 중계를 '구독의 경제' 영역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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