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배당제한 풀린다..중간배당 여부는 “7월에야 확정”

금융당국 배당 제한 조치 이달 종료 유력..25일 발표
하나금융, 나홀로 주주명부 폐쇄..중간배당 기대감↑
KB·신한·우리, 가능성 열어둬..“7월 이사회서 결정”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6.24 14:0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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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코로나19 이후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권고한 배당 제한 조치가 이달 종료된다. 그간 4대 금융지주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한 만큼 중간·분기배당 실시가 유력하지만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아직 중간배당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포착되고 있지 않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 관련 안건을 심의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월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줄일 것을 은행권에 권고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향후 대출 연체 등 금융 시스템 건전성이 우려되는 만큼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주주 배당을 줄여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라는 취지에서다.

금융당국은 배당 제한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금융지주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경기 악화 시나리오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국내 경기의 ‘V자형’ 시나리오를 가정해 테스틀 진행한 결과 대부분 은행들이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상향한데다 4분기 중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경기정상화 시나리오를 전제하고 있어 배당제한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초 배당제한 조치 발표 당시 U자형(장기회복) 시나리오(GPD증가율 21년 -5.8%, 22년 +4.6%) 하에서도 모든 은행들이 배당 제한 규제비율을 웃돈 것으로 발표한 바 있어 추가적인 배당제한 명분이 낮다는 관측이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배당 권고 제한 조치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지 못했던 만큼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중간배당 움직임이 포착된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하나금융은 지난 15일 주주명부 폐쇄를 공시했다. 주주명부 폐쇄는 통상 시장에서 배당을 위한 사전 조치로 인식된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매년 실시해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주주명부 폐쇄로 중간배당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 회복 정도와 금융당국의 자본관리 권고안 등을 면밀히 검토해 7월말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중간배당 가능성이 매우 높게 거론된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3월, 6월, 9월 말일 최종의 주주명부에 기재돼 있는 주주에게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KB금융도 이미 정관에서 분기배당을 위한 근거가 마련된 만큼 경영진과 이사회의 결정만 남겨뒀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주명부 폐쇄 공시가 중간배당을 위한 필수는 아니다”라면서 “정관 상 기준일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만약 중간배당이 결정된다면 6월 말일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배당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테스트결과가 나오면 중간배당 관련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7월 이사회에서 결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주총 때 4조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했다. 이익잉여금은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에 이용할 수 있는 재원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해외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배당성향을 2023년까지 30%까지 상향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 더욱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전년도에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27%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중간배당은 이사회 의결 사안이고 금융당국의 제한조치가 아직 유효하기 때문에 최종 확정되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 3월에 비해 최근에는 중간배당에 확실히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금융지주 회장들도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만큼 연말까지는 작년 수준이 아닌 그 이상의 배당성향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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