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엠엔소프트+오트론] 4월 연매출 2조원대 SW기업 등장 예고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1.29 11:48 | 최종 수정 2021.01.29 15:28 의견 2
[자료: 현대오토에버]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현대오토에버가 28일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소프트웨어 관련 자회사 현대오토에버·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의 합병법인이 4월1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실적 발표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5626억원, 영업이익 8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0.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2% 증가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소폭 매출 감소에도 비대면 업무활동 강화 등 경비절감 노력과 매출 믹스 개선으로 성과를 거뒀다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 올해 3사 합병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강화 기대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12 월 현대오트론, 현대엠엔소프트와 합병을 결정했다. 현대오트론은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제어시스템 관련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엠엔소프트는 네비게이션 관련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합병법인은 4월1일 출범 예정이다. 합병 이후 현대차 지분율은 기존 28.5%에서 31.6%로 상향될 예정이며 3사간 합병으로 그룹 소프트웨어 역량이 합병법인으로 결집될 전망이다. 기능별로 분산된 소프트웨어 회사간 역량이 집중돼 통합개발 및 운영을 통한 스프트웨어 완성도가 제고될 것이며, 통합플랫폼을 활용해 개발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량용 스프트웨어 개발과 모빌리티 데이터 통합운영 등 모빌리티 분야 경쟁력이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 3사 합병 후 연매출 2조원대 대형 SW 기업으로 자리매김

현대오토에버 분기별 실적전망. [출처: SK증권]

3사 합병 후 예상되는 올해 매출액은 2조461억원, 영업이익 1034억원이다. 2분기부터 3사 합병이 발현되면 당장 합병법인 영업이익률은 다소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2년 이후 결합이 완전히 끝날 경우 마진도 차츰 회복할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합병 후 연매출 2조원 이상의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향후 현대차그룹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수주 전체를 현대오토에버가 통합 수주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상승함에 따라 현대오토에버의 매출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현대차는 CEO 투자자의 날(CEO Investor Day)을 통해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비중을 2025년 10%에서 2035년 46%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자율주행 레벨 3는 2022년말 상용화하고 레벨 4는 2023년말 상용화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비용효율성을 갖춘 대량생산 역량을 구축하고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자의 역할을 강화한다.

나아가 현대오토에버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로보틱스 전반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비즈니스까지 사업영역을 넓혀 현대차그룹 중장기 성장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폭넓게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성장하는 것만큼 현대오토에버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오일석 현대오토에버 대표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는 단계"라며 "그룹 내부 소프트웨어 역량 결집을 위해 3사 통합을 진행해 인·아웃 카 소프트웨어부터 융합 서비스 영역까지 시장의 요구에 적시 대응하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은 소송 준비..3사 합병 전 진통 예상

하지만 현대오토에버가 성장하기 위한 합병에는 아직 걸림돌이 남아 있다. 3사 합병 비율에 대한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의 불만이 생각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합병을 결의한 현대오토에버와 엠엔소프트의 합병비율은 1대 0.958이다. 자본총액으로 살펴보면 현대오토에버는 5426억원, 현대엠엔소프트는 2089억원이다. 발행된 주식 수가 현대오토에버 2100만주, 현대엠엔소프트 414만5000주이니 이를 1주당 자본총액으로 계산하면 현대오토에버 2만5838원, 현대엠엔소프트 5만398원이 된다.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은 현대오토에버 주식을 1주당 약 2주를 받아야 하는데 0.95주로 계산됐기에 분통을 터뜨리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인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30일 현대오토에버 측에 합병과 관련해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라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이 현대오토에버에 정정신고서를 요구한 것은 벌써 두 번째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