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애플카 소문만 무성] "자체 브랜드 강화 바쁜데, 성사 가능성 낮아"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1.08 12:23 | 최종 수정 2021.01.09 08:11 의견 2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전경.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글로벌 IT 공룡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공식화한 후언제, 어떻게 출시될 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현대차와 전기차를 공동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애플이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제안한 사안일 뿐,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는 현대차가 애플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애플, 애플카 전담 팀 갖추고 테슬라 전 임원도 영입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위한 별도 TF(태스크포스)를 갖춘데다 조나단 시브 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와 스튜어트 바워스 전 테슬라 부사장을 고용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향후 5~7년 안에 애플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드라이브 시스템과 차량 내·외부 차체 셜계를 개발하는 소규모 하드웨어 엔지니어 팀을 보유하고 있다. 또 수 년에 걸쳐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며 얻은 데이터도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애플카 프로젝트가 다소 연기됐다. 애플은 애플카 설계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는 생산 단계 근처에도 못 간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톱 메이커 현대차의 위탁생산, 일반적이지 않아

2020 글로벌 100대 브랜드 자동차 부문 순위. [자료=현대차]

그런 와중에 8일 애플이 애플카 생산을 위해 현대차와 협업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매체는 생산 시점도 2027년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애플카를 생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알려진 것처럼 애플은 아이폰도 설계만 할 뿐, 생산은 원가 절감을 위해 폭스콘에 위탁생산해왔다. 또 출시 모델 수도 최소화해 마진율을 극대화해왔다. 그렇기에 브랜드 가치가 높은 현대차가 경쟁사가 될 애플의 전기차를 생산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20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종합 브랜드 순위 36위, 자동차 부문 5위를 달성했다. 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1위), 닛산·미쓰비시 등을 보유한 르노 그룹(2위), 아우디·포르쉐·폭스바겐 등을 보유한 폭스바겐 그룹(3위)에 이어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애플카를 생산? 삼성이 아이폰 만드는 꼴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렌더링 이미지. [자료=현대차]

애플과 손잡고 애플카를 제조한다면 현대차는 애플의 파트너로 안정적인 매출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대신 결과적으로 자사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위험도 수반하게 된다.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자사 갤럭시 브랜드를 키우고 아이폰 생산을 하지 않는 것도 같은 멕락에서 볼 수 있다. 자체 브랜드로 경쟁하는 기업이 경쟁사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기아차의 애플카 위탁생산 시나리오도 제기했다. 현대차의 경우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공개하고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고 발표했다. 이미 올해 상반기 중 준중형 CUV인 '아이오닉 5'가 출시될 예정이며 2022년에는 중형 세단인 '아이오닉 6'를, 그리고 2024년에는 대형 SUV인 '아이오닉 7'을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아직 기아차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발표하지 않았다. 따라서 기아차와의 협업 가능성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기아자동차가 6일 새 로고와 엠블럼을 발표했다. 나아가 기아자동차는 사명에서도 '자동차'를 뺄 예정이다. [자료=기아차]

그러나 기아차 역시 전기차 젼용 브랜드를 론칭하지는 않았지만 1년 전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 S(Plan S)'를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2025년까지 11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추고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2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가 담겼다. 또 전기차 리더십 확보와 사업 다각화를 위해 2025년까지 총 29조원을 투자한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6일 기아차 엠블럼을 교체하고 양재동 기아자동차 사옥 간판까지 바꾼 기아차 애플 차량을 위탁생산할 가능성 역시 낮아보인다.

한편 애플과의 협업 보도에 대해 현대차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도된 애플과 협의는 애플이 다양한 자동차 제조업에 협의 요청을 하는 상황일 뿐"이라며 "아직 (협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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