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로고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배달앱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의 인수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공공배달앱과 본격 경쟁이 예상된다. 배민과 요기요는 90%에 달하는 높은 시장점유율로, 지역 공공배달앱은 낮은 중개수수료를 통한 가맹점 확대로 소비자 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배민·요기요 M&A, 공정위 '조건부 승인' 가능성 높아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 심사보고서를 법률 대리하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발송했다. 해당 심사 보고서는 두 회사의 결합을 ‘조건부 승인’을 골자로 했으며 ‘수수료 인상 제한’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보고서를 받은 딜리버리히어로 측이 3∼4주 안에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하면, 공정위가 이르면 다음달 9일 전원회의를 열고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말 배민과 요기요의 기업결합 신고서를 접수했다.
이처럼 배민과 요기요의 인수·합병이 임박한 가운데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연내 ‘지역배달앱’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민간 기업과 각 자치단체와의 배달앱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
우선 배민과 요기요는 높은 시장 점유율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월간 실사용자) 배달앱 업체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9.7%, 요기요 30.0%, 배달통은 1.2%로 점유율이 무려 90.8%에 달한다.
반면 연내 출시를 앞둔 지방자치단체들은 소상공인을 위한 낮은 수수료로 입점 업체를 늘리는 방식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배민과 요기요의 6~12%에 달하는 배달앱 중개수수료를 지방자치단체들은 2% 이하로 낮춰 배달앱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들을 돕겠다는 취지다. 즉 가맹점 확충으로 자연스럽게 사용자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 지자체 공공배달앱, 2%대 낮은 중개수수료로 승부수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자료=경기도주식회사)
현재 주요 지자체 공공배달앱 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총 10개 시·도에서 배달앱 사업을 실시 중이거나 개시를 앞두고 있다.
해당 시·도는 ▲서울시(사업명, 제로배달유니온) ▲경기도(배달특급) ▲인천시(배달서구) ▲군산시(배들의명수) ▲부산시(어디고) ▲세종시(민관협력배달앱) ▲대전시(미정) ▲천안시(미정) ▲시흥시(미정) ▲상주시(미정) 등으로 자체운영 또는 민관협력으로 운영 또는 진행할 예정이다.
지자체 공공배달앱 시작은 군산 ‘배달의 명수’다. 군산시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입비 ▲중개수수료 ▲광고료가 없는 이른바 ‘3무’ 배달앱을 지난 3월 13일에 정식 출시했다. 출시 당시 5000여명이었던 가입자는 지난 8월 25일 기준 11만2000여명, 가맹점 수는 480여곳에서 1067곳으로 늘어났다.
이에 경기도도 지난 4월 경기도 차원의 공공 개발앱 개발을 선언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와 관련해 강임준 군산시장에게 배달의 명수 상표 공동 사용에 대해 동의를 받았다. 경기도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의 중개수수료는 2%이다. 이달 하순부터 화성시와 파주시, 오산시 등 3개 지역에서 시범 시행에 돌입한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내년 말까지 올해 시범 실시지역 3곳을 포함해 16곳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 소비자 만족까지 이끌 수 있을지 미지수..또 다른 경쟁력 필요
다만 일각에서는 지자체 공공배달앱이 민간 배달앱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지는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배달앱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배민과 요기요 보다 낮은 중개수수료를 내세운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로켓배달’을 내세운 쿠팡이츠와 낮은 수수료(5%)를 내세운 위메프오가 대표적이다.
위메프오는 ‘착한 배달’을 내세우는 동시에 수수료 외에 광고료나 입점 비용을 받지 않아 가맹점을 빠르게 모으고 있다. 게다가 지난 9월부터는 수수료 없이 월 8800원 정액만 받는 요금제도 도입했다. 가맹점은 기존 건당 5% 수수료와 정액제 중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자체 공공배달앱은 낮은 중개수수료는 기본으로 또 다른 경쟁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미 배민과 요기요에 상당수의 가맹점이 입점 된 가운데 소비자가 받는 혜택이 없을다면 굳이 지자체 공공배달앱을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배달앱이 민간 배달앱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맹점주와 소비자 둘 다 만족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민간 배달앱 대비 낮은 중개수수료 및 배달 금액인데 벌어들이는 비용 없이 전산비용, 사후관리 인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대책이 없다. 공공배달앱이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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