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대내외적 불확실성의 파고 속에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년 더 그룹의 방향타를 쥔다. 함 회장이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온 본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이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날 회추위는 별도의 무기명 투표를 거쳐 함 회장의 추가 임기를 3년으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을 통해 이사 재임 연령을 만 70세까지 개정해 대표이사 연임 관련 연령 제한 문제를 해소한 바 있다.
회추위 위원들은 3년의 임기를 부여함으로써 함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 함영주 회장의 ‘검증된 리더십’
특히 회추위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잠대된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때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검증된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봤다.
함 회장은 2022년 3월 취임해 3년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
지난해 3분기 말 그룹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추정치는 전분기말 대비 0.37%포인트 개선된 13.17%를 기록했다.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과 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 전략이 더해진 결과다. BIS비율 추정치는 15.42%며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10.62%, 0.71%를 기록했다.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실적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3조8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8% 증가할 전망이다.
회추위는 “함 후보는 그룹 CEO로서 효율적인 경영관리를 통해 조직 전반적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이면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내재화하고 하나금융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 달성과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하는데 기여함으로써 그룹을 양적·질적으로 성장시켰다”며 “금융환경의 급변 속에서도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 위기 극복 열쇠는 '본업 경쟁력 강화'
본업에서 경쟁력 강화는 함 회장이 재임 기간 줄곧 강조해 온 부분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복잡한 전략이나 단기적 해결책 보다는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함 회장은 2022년 취임일성으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강점 극대화와 비은행 사업 재편을 제시했다.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을 완성하는 한편 카드·캐피탈·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양성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함 회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추진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신년사에서 함 회장은 “M&A 또한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며 “자생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M&A는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직에 심각한 부담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이 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M&A 대신 제시한 것은 부족한 손님기반 확대와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집행을 통한 내실 다지기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그룹의 부문별 내실 강화 및 협업 확대를 위해 손님가치부문을 ‘시너지부문’으로 재편했다. 또 기존 전략부문, 디지털부문, 브랜드부문, 지원본부를 새롭게 신설되는 ‘미래성장부문’ 산하로 재편했다. 다양한 복합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발굴하고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전사적 사업 추진력을 강화했다.
회추위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잠재된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검증된 리더십과 풍부한 경험, 경영 노하우를 보유한 인물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통합 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쳐 지난 3년간 그룹 회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리스크 관리와 ESG경영을 바탕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온 함 회장이 최고 적임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