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임시주총 D-7..방어전 펼치는 대주주연합 “현재 경영체제 유지해야”

대주주연합, 임종훈 대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한미사이언스 지분 41.4%..“계열사에 주주권 행사는 당연”
ISS·GL “박재현·신동국 해임 반대”..주주 선택에 달려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2.12 10:44 의견 0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자료=한미약품그룹)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주주연합이 한미약품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한미약품은 오는 1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 해임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의 해임 ▲박준석·장영길 신규 사내이사 선임 등을 논의한다.

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등으로 이뤄진 대주주 3자연합은 지난 11월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재편에 실패했다. 3자 연합은 당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을 상정했지만 3분의 2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도 지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결과는 나쁘지 않은 결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로써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향방은 오는 19일 열릴 한미약품 임시주총으로 넘어가게 됐다.

다만 신동국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은 성공하면서 양 진영간 이사회 정원 수는 5대5로 팽팽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다툼은 마무리되지 못하고 내년 정기주주총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임시주총을 앞두고 대주주간 신경전이 오고갔다. 한미약품은 이달 초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고 지난 11일 법원 심문이 열렸다.

양 측 주요 쟁점은 결국 자회사 주총에 대해 통상 최대주주인 지주사의 의결권이 대표이사에게 있는지 이사회에 있는지다. 한미약품은 “한미약품의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41.4%)의 의결권이 임종훈 대표 개인의 권리행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 한미사이언스는 “지주사가 계열사가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앞서 송영숙 회장은 지난 10일 한미약품은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 및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지만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 인사가 불참하는 보이콧 사태가 벌어지면서 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사회 소집으로 임시주총 개최를 무르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표 대결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한미약품 지분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41.4%를 확보하고 있고 기관, 외국인, 소액주주 등이 57.6%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한미약품 측은 “현재의 한미약품 경영 체제가 주주들에게 가장 합리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GL로부터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에 대해 분석을 의뢰한 결과, 한미사이언스가 상정한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의 해임 안건 모두 ‘반대’ 권고를 받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의 정당성도 확보했다.

업계는 대주주연합이 이번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 내년 3월 열릴 정기주총에서 또 다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재편을 위한 안건을 상정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한미약품 임시주총 결과가 앞으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향방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는 2026년 한미약품 내 일부 대주주연합 측 이사들의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어 내년 정기주주총회가 최종 결전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와 다르게 한미사이언스가 이번 임시주총에서 박재현 사장과 신동국 회장의 해임 안건을 통과시킨다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이사 취임 안건도 논의될 수 있다. 지난 9월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임종윤 사내이사의 단독대표 선임 안건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 교체 및 동사 선임 안건 모두 부결된 바 있다.

한미약품 측은 “급변하는 시장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1명의 결정’이 아닌 전문가들의 유기적 소통과 협력에 기반한 최선의 의사결정”이라며 “다가오는 1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올바른 선택의 결과로 귀결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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