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 멈춰라" 분노↑..박능후 장관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아닌 일탈행위"

김지연 기자 승인 2019.12.05 18:08 | 최종 수정 2019.12.05 18:09 의견 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지연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된 경기 성남시 중원구 어린이집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장관은 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K-뷰티 화장품산업 육성방안’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6세 미만 아동에 대해 성폭력이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에선 아동 보호에 최우선을 두고 가해자, 피해자가 아닌 두 아이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 초점을 두고 대책을 만들고 있다”라며 “어른에 적용되는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쓰면 아동을 보호할 여지가 없어진다. 그런 점을 조심히 해서 성폭력이란 용어를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쓸 수 있는 가장 넓은 범위의 용어는 성적 일탈행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실관계가 중요하니 성남시 관계자들과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성적 일탈행위 인식이나 대책이 참 부족하단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서는 “아이들의 경우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기관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네에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복지부가 빠질 문제는 아니고 부처를 망라해서 아동보호 차원에서 적극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

박 장관은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이상행동을 어떻게 적절하게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대처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의 발언은 네티즌의 엇갈린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성폭력 범죄를 두둔하는 시각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뉴스 댓글과 카페, SNS를 아우르는 실시간 반응 창에는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2차 가해를 멈춰라" "자꾸 이런 여지를 주니까 '몹쓸짓' 같은 단어가 등장하는 것" "가해자를 보호하느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생각하지 않는 건가" "박능후 장관이 말하는 전문가는 누구인가요" "사퇴하거나 경질해라" 등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사건은 지난달 29일 인터넷커뮤니티 ‘보배드림’과 ‘네이트판’ 등에 피해 사실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피해 부모 A 씨는 “만으로 5세인 딸 아이가 지난 11월 4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아동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가해남아는 피해여아의 바지를 벗기고 성기에 손가락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아동간 성폭력 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로 이어졌다. 

박 장관은 사건이 알려지자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사건을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 질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논란이)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 성폭력 관점으로 보면 안 되고 발달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고 답했다.

박 장관의 답변을 놓고 논란이 일자 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이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