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집중 ‘맑음’·주택 집중 ‘흐림’ ..엇갈린 성적표 받아든 건설업계

해외 집중했던 건설사 1분기 성장 이어가
주택 사업 비중 높은 건설사 실적 악화
하반기에는 실적 회복 예상에 무게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5.07 10:13 의견 0
삼성물산이 시공한 메르데카118 전경. 메르데카118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679m 빌딩이다. (자료=삼성물산)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 대형건설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7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5840억원, 337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21.4%, 15.4%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수주한 양질의 대형 프로젝트 공정이 본격화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성장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물산은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카타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와 아랍에미리트 초고압직류송전 공사,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등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해외 사업 매출은 2조545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6%가량으로 절반에 가까운 매출이 해외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셈”이라며 “안정된 공사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수주한 국내와 해외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공정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이미 올해 연간 매출 목표의 28.8%를 달성하면서 1분기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건설의 1분기 매출은 지난 동기 대비 8조5453억원으로 41.7% 늘었다. 영업이익은 25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4.6% 증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원가율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해외 분야에서 수익성이 좋은 대형현장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연결 기준으로 미국 현대차 조지아 공장과 사우디 아미랄·자푸라 현장 공정이 본격화됐다는 설명이다.

해외 수주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 두 건설사를 제외하고 다수 건설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은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전경 (자료=연합뉴스)

DL이앤씨는 연결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60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2.4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1조890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9%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60억원으로 72.28% 급감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주택사업 수익성이 지난해 1분기 및 연간 평균 수준을 하회하면서 작년 동기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도 매출은 2조4873억원으로 지난 동기 대비 4.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같은 기간 35% 감소했다. 순이익은 915억원으로 6.9% 줄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규모가 큰 공사를 다수 수주하는 건설사들은 원가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 원자잿값 인상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올해 힘든 시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GS건설은 1분기 매출은 3조70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58% 줄었고 영업이익은 706억원으로 55.55% 급감했다. 순이익은 1383억원으로 15.34% 감소했다.

이 가운데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조적인 마진 정상화에 도입했다고 판단하기 어렵지만 최악의 실적 구간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포스코이앤씨 매출은 매출 2조4530억원으로 지난 동기보다 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340억원으로 같은 기간 38.3%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554억원, 41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 11.1%, 영업이익 17% 각각 감소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16% 하회했다”며 “5월 입주가 예정된 건축 현장인 의왕 스마트시티에서 돌관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이 악화된 성적표도 잠시 대부분은 올해 하반기쯤 가서는 건설업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사들이 주택 부문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비주택 사업 비중을 높게 가지고 가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들이 과거처럼 주택부문에 힘을 주기보다 토목과 플랜트, 해외 사업, 신사업 등 다양한 비주택 부문 비중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금리하락이 뒷받침된다면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 사업 수주가 향후 실적을 판가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환율이 크게 오른 상태기 때문에 환차익을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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