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자율배상 물꼬..최대 1조원 배상 국민은행 고심 깊어
우리은행, 22일 자율배상 논의..하나은행도 27일 이사회 열어
국민·신한·농협은행도 조만간 논의 일정 밝힐 듯
최대 1조원 배상 국민은행 고민 깊어..29일 대규모 집회도 부담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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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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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자율배상이 물꼬를 튼다.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에서도 이사회 논의를 공식화하면서다.
배상액 규모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KB국민은행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안을 논의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손님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콩 ELS 주요 판매사 중에서 자율배상 추진을 공식화한 것은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이 두번째다.
우리은행은 하나은행보다 닷새 빠른 22일 이사회를 열고 자율배상에 관한 사항을 부의할 계획이다. 이사회에서 자율배상 안건에 대한 심의·결의가 마무리되면 다음 주쯤 자율배상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은행의 홍콩 ELS 판매액은 400억원대로 수조원대를 기록한 다른 은행보다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 우리은행의 평균 배상비율을 50%대로 가정할 경우 배상 규모는 100억대 안팎이다.
하지만 홍콩 ELS 판매 규모가 2조원에 이르는 하나은행도 자율배상안 수용에 나서면서 판매 규모가 비슷한 신한(2조4000억원)·NH농협은행(2조2000억원)도 배상안 마련 시점을 앞당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이날, 28일 이사회 안건으로 자율배상 결정안을 올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만 판매 규모가 7조원이 넘는 KB국민은행은 빠른 시일 내 자율배상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판매규모가 전체 은행권의 절반에 해당하는 만큼 검토해야 할 사례가 많고 배상액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평균 배상 비율을 40%대로 가정할 경우 KB국민은행의 배상액 규모는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판매된 홍콩 ELS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보상 관련 절차를 조속히 논의해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콩 ELS 가입자들도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을 상대로 집회를 열고 피해 보상을 압박한다.
홍콩 ELS 피해자모임은 오는 29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규탄 집회를 예고했다. 1·2차 금융감독원, 3차 NH농협은행에 이은 네번째 집회로 총궐기 집회의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콩 ELS 피해자모임의 집회 규모는 회차를 거듭할 수록 점차 커지고 있다. 주최측 추산 기준 1차 150명, 2차 500명, 3차 1500명의 인원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이들 가입자들은 금융당국의 배상기준안이 은행에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며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은행을 상대로도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자율배상안을 마련하더라도 가입자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내달 초 열릴 예정인 금감원의 분쟁조정위 결과를 보고 배상을 진행하는 것이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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